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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美협상단 전문성 부족·성급한 합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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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04. 20. 11:14

비전문가 협상단이 이란과 종전 합의 밀어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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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이란 중부 나탄즈 핵시설 인근 픽액스산에 있는 터널./AP 연합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 재개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성급한 접근 방식과 협상단의 전문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과거 이란 핵 협상에 참여했거나 현재 관여 중인 8명의 고위 유럽 외교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성이 부족한 협상단을 통해 성급하게 종전 합의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유럽 고위 외교관은 "문제는 합의 성사 여부가 아니라, 향후 감당하기 힘든 후폭풍을 몰고 올 '나쁜 합의'가 맺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럽 측은 특히 미국 협상팀의 전문 역량 부족을 지적했다.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타결 당시 약 200여명의 전문가들이 투입된 반면, 현재 미국팀은 부동산 및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주도하고 있어 실무적인 디테일이 간과되고 있다는 평가다.

핵 협상 전문가들은 핵 합의문의 단 한 구절만으로도 수십 개의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밀한 문서화가 필수적이라고 경고하며, 160페이지에 달했던 2015년 합의와 달리 단 몇 페이지의 문서로는 복잡한 핵 공정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 유럽 외교관은 "미국인들은 5페이지짜리 문서에 서너 개 조항만 합의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핵 문제는 모든 조항이 수십 가지의 새로운 분쟁으로 이어지는 문을 연다"고 지적했다.

현재 협상은 이란이 보유한 약 440kg의 60% 농축 우라늄에 집중되어 있다. 유력한 방안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하에 이란 내부에서 우라늄 농도를 낮추는 '다운블렌딩(downblending)'이나, 일부 물량을 해외로 반출하는 혼합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적 논의가 수반되어야 함에도, 미국의 접근법은 이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중단 및 즉각 반출이라는 핵심 쟁점과 사후 세부 사항을 분리해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은 이 방식이 이란의 저항과 물리적 회수의 어려움을 간과하고 있으며, 결국 이행 과정에서 불확실성과 갈등만 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유럽의 비판적 시선에 대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미국 국민을 위해 좋은 거래를 성사한 경험이 있다"며, 미국은 철저히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합의만을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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