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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신문은 19일 간사이 경제가 엑스포 종료 뒤 감속 국면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실제 기업 지표는 이미 경고음을 내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도 일본 전국 기업 도산은 1만505건으로 전년도보다 3.5% 늘어 2년 연속 1만건을 넘겼다. 2013년도 이후 12년 만의 높은 수준이다. 부채 1억엔 미만 소규모 도산 비중도 76.7%로 최근 30년 중 가장 높았다. 산케이 보도에 따르면 이 가운데 간사이권 2부 4현과 오사카부를 포함한 지역 도산은 2739건으로 13년 만의 고수준이었다. 엑스포 개최지 오사카는 행사 효과로 비교적 버텼지만 주변 지역의 중소업체와 영세기업은 그 온기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 대목이 한국에 와닿는 이유는 단순하다. 대형 행사나 특정 호재가 지역경제를 잠깐 띄울 수는 있어도, 그것이 곧바로 주변 상권과 제조업, 영세기업의 체력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일본 간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은 엑스포를 치른 지역의 특수 사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동아시아 대도시권 경제의 공통된 한계이기도 하다. 중심지는 화려해 보여도 바깥으로 갈수록 체감경기는 더 빨리 식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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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도 겉과 속이 다르다. 오사카관광국에 따르면 2025년 오사카 방문 외국인은 1760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21%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엑스포 효과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2026년 1~2월 누계 방문객은 265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표면상으로는 '버티는 흐름'이지만, 내용을 보면 확연히 달라졌다. 한국은 67만2000명으로 25.3% 늘었고 대만도 증가했지만, 중국은 41만8000명으로 54.1% 급감했다. 홍콩은 사실상 보합 수준이었다. 간사이 관광의 문제는 이제 "사람이 오느냐"가 아니라 "누가 오고, 누가 빠지느냐"로 바뀌고 있다.
이 구조는 한국에도 낯설지 않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2025년 중국인 관광객 회복과 내수 부양을 위해 한시적 무비자 입국 카드까지 검토·추진했고, 2024년 한국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28%에 달했다. 또 2026년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476만명으로 사상 최고였고, 이 가운데 중국인이 145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시 말해 일본 간사이의 중국 관광객 급감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역시 예민하게 볼 수밖에 없는 동북아 관광시장 재편의 신호다. 중국 수요가 흔들리면 주변국 관광·유통·항공·면세 구조가 함께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 정세 악화가 겹친다. 도쿄상공리서치는 중동발 충격으로 일본 기업 약 80%가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집계했다. 특히 원유뿐 아니라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공급 차질 가능성이 부담으로 지목됐다. 로이터도 일본 정부가 에너지 관련 공급망 병목이 수일 내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현장에서는 나프타 기반 제품 조달 차질 우려가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플라스틱과 도료, 각종 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가 흔들리면 간사이의 소재·부품·화학 업종이 먼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간사이의 반전 열쇠도 분명하다. 관광은 중국 단체관광 물량에만 기대는 구조에서 벗어나 체류 기간이 길고 소비단가가 높은 수요를 붙잡아야 한다. 산업은 엑스포 전시 효과를 실제 투자·생산·고용으로 연결해야 한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지역경제가 버티려면, '사람이 많이 왔다'는 성적표보다 '지역 기업이 살아남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이후의 간사이는 지금 그 시험대 위에 올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