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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확보 95→80% 완화하고 ‘깜깜이·알박기’ 차단…지역주택조합 정상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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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4. 20. 16:00

매도청구권 확대…비정상 협상 구조 ‘원천 차단’
공사비 검증 의무화·대행사 등록제 도입…투명성 ‘강화’
자금 공개·해산 요건도 정비…“조합원 피해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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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연합뉴스
그간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워 '내 집 마련 대안'으로 주목받았지만, 낮은 사업 성공률과 반복되는 조합원 피해로 '희망 고문'이라는 오명을 안아온 지역주택조합 제도가 전면 개편된다. 사업 지연의 핵심 원인이었던 토지 확보 기준을 완화하는 동시에, 불투명한 운영 구조를 손질해 피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20일 토지 확보부터 청산까지 사업 전 주기를 아우르는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조합원 피해를 줄이는 한편, 정상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장의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핵심은 사업계획승인 요건인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기존 95%에서 80%로 낮춘 것이다. 이는 일반 주택 건설사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그간 과도한 기준이 사업 지연을 초래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특히 일부 토지주가 높은 확보 기준을 활용해 협상을 지연하거나, 공동 시행사가 토지를 선매입해 조합에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알박기' 관행이 장기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정부는 이를 차단하기 위해 업무 대행사 등이 보유한 토지에 대해 보유기간 제한 없이 매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토지 확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 협상 구조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조합원 수급 구조도 손질된다. 사업지 내에서 2년 이상 주택을 보유하고 1년 이상 거주한 원주민의 경우 기존 1주택 요건(전용 85㎡ 이하)을 적용하지 않고 조합원 가입을 허용한다. 지역 기반 참여를 확대해 사업 안정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운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강화된다. 자본금 5억원 이상,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인력 5인 이상을 갖춘 업체만 업무 대행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 대행사 등록제'를 도입한다. 그간 난립했던 대행사의 자격 요건을 강화해 부실 운영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공사비 분쟁을 줄이기 위한 제도도 촘촘해진다. 조합원 20% 이상이 요청하거나, 최초 공사비 대비 5% 이상 또는 증액 공사비 기준 3% 이상 인상 시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 기관의 검증을 의무화한다. 표준 도급 계약서에는 공사비 산출 근거와 증액 기준을 명확히 규정해 사후 갈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공사 선정 시 경쟁입찰을 의무화하고, 조합이 시공사 없이 단독으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 시공사 의존 구조도 완화한다. 재정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규제도 강화된다. 자금 인출 및 사용 내역과 증빙자료를 조합원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금 인출을 제한하는 페널티를 부과한다. 회계감사 역시 기존 주요 단계별 1회에서, 조합원 20% 이상 요구 시 추가 실시가 가능하도록 확대된다.

부실 사업장의 조기 정리를 위한 장치도 새로 마련됐다. 장기간 정체된 사업에 대해 종결 또는 중도 해산을 재의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반기마다 토지 확보율·분담금 납입 현황·조합원 변동 내역 등 핵심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사실상 사업이 중단되거나 토지 권원을 상실한 조합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감독권도 강화된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은 "초기 진입 기준 강화와 이번 대책이 함께 작동하면 조합원 피해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내 집 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낮추고 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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