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정보 공유 안 돼 사전 차단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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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찰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 7일 인천신항 야적장 컨테이너 안에서 수출 직전이던 SUV 3대를 발견했다. 러시아 국적 외국인 명의로 빌린 뒤 잠적한 렌터카였다. 렌터카 업체가 GPS 이상 신호를 감지해 경찰에 신고한 뒤 추적이 시작됐지만 차량은 이미 서류상 정상 화물로 꾸며져 항만 야적장까지 들어간 상태였다. 선박에 실려 러시아로 떠나기 직전에서야 찾아낸 것이다. 최근 3년간 러시아 자동차 불법수출 적발은 29건, 누적 적발 금액은 1796억원에 달한다.
렌터카나 도난 차량들이 해외로 밀수출 된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단속이 쉽지 않다. 이는 기관별 전산망이 분리돼 있어 업무 연계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차량 도난·수배 정보는 경찰이, 수출입 신고와 통관 심사는 관세청이, 항만 반출입과 게이트 통과는 항만 물류망이 각각 관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렌터카 업체가 도난 사실을 신고해도 그 정보가 세관 수출심사망이나 항만 관제망으로 실시간 전송되지 않는다. 경찰에는 도난 차량으로 잡혀 있어도 세관과 항만 전산에는 여전히 이상 없는 화물로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렌터카는 밀수출업자들의 대표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 단기 대여 뒤 잠적하기 쉽고 명의까지 도용하면 추적은 더 늦어진다. 외국인 단기 체류자나 유학생 등을 명의 대여자나 운반책으로 끌어들이는 수법도 활용된다. 차량을 빌린 직후 위치추적장치를 제거하고, 수출 신고 때는 자동차를 폐차 부품이나 생활용품, 기계류 등으로 허위 신고한 뒤 항만 인근에서 컨테이너에 숨겨 밀봉하는 식으로 해외로 빼낸다.
항만에는 하루 수만 개의 컨테이너가 드나들어 전수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서류 심사와 표적 검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도난 차량 데이터가 연동되지 않으니 허위 서류로 위장한 컨테이너를 사전에 걸러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수출을 막으려면 기관 간 정보를 동시에 움직이게 하는 국가 차원의 실시간 연동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도난 차량 신고 즉시 세관과 항만 시스템에 자동 경보가 뜨는 통합 감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도난 차량 여부는 차대번호를 조회하면 확인할 수 있지만 현재는 경찰·세관·항만 전산망이 분리돼 있어 항만 현장에서 즉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밀수출 차단의 핵심은 기관별로 흩어진 데이터를 즉시 공유하는 통합 연동 체계 구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