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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중동 상황 이후 최고점 다시 찍은 코스피… 축포보다 먼저 볼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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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승인 : 2026. 04. 22. 18:15

김민혁 증명사진 (3.5x4.5cm)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다. 특히 중동 상황이 불거지고 나서 수그러들었던 증시가 다시 깨어나는 모습이다. 이번 최고치 경신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기 둔화 속에서도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코스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중동 상황이 본격화하기 전이었던 2월 말 노무라가 코스피 8000포인트를 제시한 데 이어, 최근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각각 8000포인트, 8500포인트 전망치를 제시했다.

다만 최고치 경신과 높은 전망치에 축포를 터뜨리기 전 한국 증시의 실상을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신고가를 단순히 축포로 소비할 게 아니라, 상승이 얼마나 탄탄한 기반 위에서 이뤄졌는지 따져봐야 한다.

문제는 성장의 온기가 시장 전반이 아닌 일부 초대형 기업의 성장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 최고치 경신을 이끈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초대형주 중심의 상승이었다. 특히 코스피 지수는 올해 초(1월 2일)부터 22일까지 52.28% 상승했는데, 코스피50과 코스피200은 각각 61.52%, 59.19%로 더 높았다. 반면 이들 대형주를 제외한 코스피 기업들의 성장은 26.04%에 불과했다. 지수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시가총액 비중을 봐도 쏠림은 뚜렷하다는 평가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약 5259조원 가운데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3%에 이른다. 이들 두 기업은 각각 연초부터 81.40%, 87.86%씩 올랐다. 코스피 전체 시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두 기업이 두 배에 가까운 성장을 했으니 이번 최고점 경신은 시장 전반의 고른 회복이라기보단 초대형주 강세가 이끈 선별적 성장에 가까운 셈이다.

여기에 빚투(빚내서 투자) 증가세도 눈여겨봐야 한다. 개인 투자자가 레버리지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는 있지만, 대외적 요인으로 증시가 조금만 흔들려도 반대매매가 쏟아져 변동성에 취약해진 시장으로 갈 수 있어서다. 특히 지수가 오르면서 함께 쌓인 신용거래가 하락장에서는 오히려 내림세를 증폭시키는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빚투의 지표로 여겨지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연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전체에서 27조원대였지만, 지난 17일 사상 처음으로 34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중동 상황이 발발하면서 31조~33조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었지만, 다시 시작된 상승세에 34조원 임계점마저 깨져버린 것이다. 상승장에 레버리지로 올라탄 투자자들이 늘어난 만큼, 조정장에 부닥치면 그 충격은 이전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 증시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선 시장의 저변 확대와 주주환원 강화, 제도 신뢰 회복 등 기업 이익의 질적인 개선이 입증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대주주의 이익을 우선한 인수·합병과 지배구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실상이다. 지수가 최고점을 경신했다고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까지 해소됐다고 보긴 어려운 이유다.

분명 코스피 최고치 경신은 분명 반가운 기록이다. 다만 지수가 시장의 체질까지 대변하진 않는다. 일부 초대형주의 질주와 늘어난 빚투가 떠받치고 있는 신고가라면, 축포를 터뜨리기 먼저 따져야 할 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다. 결국 중요한 건 기초 체력과 신뢰의 회복이다. 한국 증시가 달라졌다면, 그 변화는 초대형주 몇 종목이 아닌 시장 전반의 회복과 제도 신뢰, 주주가치 개선으로 증명돼야 할 것이다.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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