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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특사, FIFA에 “이란 대신 이탈리아” 교체 요청…미·이탈리아 관계 복원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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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23. 08:41

잠폴리, FIFA에 이탈리아 대체 출전 제안…"4회 우승 자격 충분"
이란, 불참서 출전 계획으로 선회...FIFA "이란 반드시 온다"
미·이탈리아 갈등 속 제안 부상…FIFA '단독 재량권'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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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6 세마포르 세계 경제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파올로 잠폴리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2026 월드컵 출전국 명단에서 이란을 제외하고 이탈리아를 대신 출전시켜 달라고 요청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제안은 이란 공습과 레오 14세 교황 발언을 둘러싼 갈등으로 급랭한 미·이탈리아 관계를 복원하려는 시도라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란은 3월 불참 의사를 밝혔다가 이날 "참가 준비가 돼 있으며 출전할 계획"이라고 번복했고, FIFA 회장도 이란 출전 의지를 공개 확인하면서 교체 실현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 트럼프 특사, FIFA에 "북미 월드컵 출전, 이란 대신 이탈리아" 로비…FIFA, 공식 논평 거부

잠폴리 특사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출전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FT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잠폴리 특사는 FT에 "내가 트럼프와 인판티노에게 이탈리아가 이란의 자리를 대체할 것을 제안했음을 확인한다. 이탈리아 출신인 나로서는 미국 개최 대회에서 '아주리(Azzurri·이탈리아 국가대표팀 별칭)'를 보는 것이 꿈"이라며 "4회 우승 경력이 이탈리아의 출전을 정당화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는 FIFA 랭킹 12위로, 이번 대회 미참가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FIFA는 이번 로비에 대한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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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오른쪽 두번째)과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중동 특사(세번째)가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설을 했다./AFP·연합
◇ 트럼프·멜로니 균열…교황 발언·시칠리아 기지 거부가 '뇌관'

이번 로비의 주요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간의 관계 급랭이라고 FT는 분석했다. 멜로니 총리는 그린란드 강제 탈취 위협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 행보에도 침묵하며 유럽 내 가장 가까운 동맹 역할을 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서 레오 14세를 공격하자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균열이 표면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폭격에 관여한 미군 전투기들의 시칠리아 미군 기지 연료 보급을 이탈리아 정부가 거부한 데 대해 "충격을 받았다"며 "멜로니에게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틀렸다"고 말한 바 있다.

FT는 이란 전쟁 여파로 연료·과일·채소 등 물가 상승에 이탈리아 국민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멜로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해온 행보가 국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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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인터 마이애미 소속 리오넬 메시가 18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진행된 경기에서 팀 동료와 함께 득점을 축하하고 있다./AFP·연합
◇ 이탈리아, 3연속 탈락으로 '출전 근거 없어'…이란, 불참 선언 뒤 참가로 선회

이탈리아는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패배해 유럽 할당 16개 출전권 중 하나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이 패배로 이탈리아축구연맹(FIGC) 회장이 사임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번이 이탈리아의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다.

반면 이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8개 진출팀 중 하나로 출전권을 정상 확보했으나,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다수 고위 관리와 시민이 사망한 뒤 선수단의 안전 우려를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란축구연맹은 일부 경기를 캐나다 또는 멕시코로 이전하는 방안도 제안했으나 FIFA가 이를 거부했다.

◇ 인판티노 FIFA 회장 "이란, 자격 갖췄고 반드시 와야"…트럼프 '환영·위험' 엇박자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란팀은 반드시 올 것"이라며 "이란은 출전 자격을 확보했고, 진정으로 뛰고 싶어 하며, 반드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3월 말 튀르키예에서 열린 이란 대표팀 경기에 앞서 선수단을 직접 만나 "월드컵 준비를 위한 최상의 여건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선수들의 미국 입국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의 방문이 "부적절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며 엇박자 메시지를 냈다.

FIFA 규정은 특정 회원국이 대회를 포기할 경우 FIFA가 '단독 재량권(sole discretion)'으로 대체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FIFA는 지난해 클럽 월드컵에서 이 권한을 행사해 리오넬 메시가 소속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인터 마이애미에 출전권을 부여한 바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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