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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한 불교, 종교 활동은 약세...“생활 불교로 전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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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6. 04. 28. 10:54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역대 최대 25만명 참여 '인기'
'나는 절로'·템플스테이 등 MZ세대 호응
종교 활동 연결 위해 불교계 고민
"단기 출가학교, 새로운 공간 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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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역대 사상 최대 관람객인 약 25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기록됐다./제공=서울국제불교박람회 사무국
불교가 힙(HIP·유행을 앞서가는)해졌지만 정작 일상 속 종교 활동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불교계도 힙한 인기를 종교 활동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박람회 역사상 최대 관람객인 약 25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기록됐다. 특히 25만명 중 무종교 관람객이 절반에 가까웠으며 특히 2030세대 비율은 73%로 압도적이었다. '나만 빼고 재미있는 것 한다' 문구로 몇년 전부터 입소문을 끌던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젊은 세대가 '힙한 불교'에 열광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현장이 됐다.

20·30세대가 최근 불교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포교를 강요하지 않는 종교적 특성과 심리학·철학으로 불교를 받아들인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과 '뉴진스님' '불교박람회' '나는 절로' '템플스테이'로 대표되는 문화콘텐츠가 대중에게 유통되면서 불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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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강남 봉은사에서 마련된 공연을 즐기는 젊은이들./제공=서울국제불교박람회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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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로 선운사' 편 단체 기념촬영. 2030세대가 불교를 편하게 접근하는 데는 만남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가 큰 기여를 했다./제공=조계종
문제는 젊은 층이 불교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별개로 종교 활동 인구로서 불교의 '현실'이다. 한국갤럽은 지난 달 26일, 그리고 이달 2일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인의 종교:1983~2025'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1983년 시작돼 2025년까지 여섯 차례 진행돼 왔으며 약 40년 간 한국인의 종교 현황과 관련 인식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조사에 따르면 불자 가운데 주 1회 이상 사찰을 찾는 비율은 3%에 불과하다. 경전을 주 1회 이상 읽는 비율은 6%, 매일 기도하는 비율은 7%에 그쳤다. 반대로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의 경우는 주 1회 이상 성당과 교회를 찾는 비율은 각각 68%, 81%였고, 주 1회 경전 읽는 비율도 각각 45% 61%를, 매일 기도하는 비율도 각각 39% 43%를 기록했다. 또 불교 신자 가운데 60대 이상은 56%이며 20대는 3%, 30대는 6%로 나타났다. 천주교와 개신교는 60대 이상 신자가 각각 6%, 18%며 20대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는 각각 6%, 14%, 30대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는 각각 7% 16%로 조사됐다. 불교가 국내 주요 종교인 천주교와 개신교보다 고령화된 종교란 뜻이다.

불교계도 신자의 고령화와 낮은 신행 밀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다만 2030세대 인기와 종교 활동 저조를 상반된 결과로 보기 보다 새 시대에 불교가 적응하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우세하다. 조선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억불숭유 기간 '산중 불교'로 머문 탓에 '생활 불교'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추진하는 선명상도 관심을 신행으로 옮기 위한 '방편'인 셈이다. 조계종 미래본부 사무총장 일감스님은 "우리가 굳이 선명상이란 이름을 붙이면서 활동하는 것은 전통적인 불교 가치가 대중의 삶과 별개가 아니고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당장 실적보다 불교가 유연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봐달라"고 당부했다.

단기 출가학교 활성화도 불교계가 주목하는 대안이다. 태국·미얀마와 같이 단기 출가의 활성화로 불교가 사회와 단절된 종교가 아닌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보게 만들었다. 조계종도 월정사, 선운사, 진관사 등 단기 출가학교 프로그램을 늘리는 추세다. 단기 출가학교 프로그램을 다년간 운영한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단기 출가가 붐이 일었을 때 프로그램을 종단 차원으로 확대했다면 지금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며 그 효과를 강조했다.

산사를 벗어난 도심 속 새로운 형태의 법당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게스트하우스와 법당을 겸한 저스트비 홍대선원이다. 홍대선원은 초기의 우려와 달리 2030세대 참여가 늘고 출가자가 나오는 등 도심 포교의 가능성으로 증명했다.

서울대학교 남아시아센터장 강성용 교수는 "다른 불교권 나라들이 시대에 적응하는 사례를 비춰봤을 때 현대인에게 맞는 새로운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 음식점만해도 의자 없이 좌식하는 곳은 망하는 게 현실이다. 시대에 맞는 공간이 사람을 모은다"며 "불교 가르침을 공유하면서 그 공간을 젊은 세대들이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게 한다면 도심 포교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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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선원 3주년 파티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대선원은 젊은 세대가 좀 더 자유롭게 불교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제공=홍대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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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월정사 단기 출가학교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포행을 하고 있다./제공=월정사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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