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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10조대 전분당 담합’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임직원 등 무더기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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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4. 23. 16:58

검찰, 전분당 담합 관련 수사결과 발표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23일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전분당 및 부산물 가격 담합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민 밥상 물가를 떠받치는 '식료품 원재료 시장'이 8년 가까이 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카르텔'에 잠식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분당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등 3개 업체는 가격 인상 시기와 폭, 대형 거래처 입찰가까지 사전에 나눠 정하며 시장 경쟁을 무력화했다. 그 결과, 식품 원재료 가격은 최대 70% 넘게 뛰었고, 부담은 고스란히 소피자에게 전가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2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임직원 20명과 법인 3곳, 전분당협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대상의 사업본부장 김모씨는 같은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 기소됐다.

이 업체들은 2017년 7월부터 2025년 10월 사이 국내 시장에서 각종 음식, 음료·주류, 과자, 가축 사료 등에 사용되는 전분당과 그 부산물의 가격의 변동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업체는 담합 사실을 숨기고자 업체별로 거래처에 제안할 가격 인상·인하 폭을 다르게 정하고, 공문 발성 시기도 서로 다르게 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특정 업체 사무실에 모여 이 같은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구매 입찰을 통해 전분당을 구매하는 서울우유, 한국아쿠르트, 농심, 하이트 진로·오비맥주, 포스코 등 6곳에 대해서도 각 사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기존에 공동으로 결정한 가격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사전에 낙찰업체·투찰가격을 합의한 정황도 드러났다.

또 업체 3곳은 전분당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의 가격을 매월 공동으로 결정한 후 거래처에 공동으로 결정한 가격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부산물 가격도 담합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나타났다.

검찰이 파악한 이들 업체의 담합 규모는 모두 10조1520억원으로, 국내 식료품 담합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다.

업체들의 담합 여파는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범행 기간 동안 전분당 중 전분 가격은 담합 발생 전 대비 최고 73.4%까지 인상됐으며, 과당류 가격의 경우 최대 63.8%까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전분당 담합 혐의와 별도로 3조원대 설탕 가격 담합 사건에서도 이날 1심에서 유죄가 선고, 식품 원재료 시장 전반의 경쟁 질서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법원은 CJ제일제당 등 제당업체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 벌금형을 각각 선고했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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