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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결국 강행될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스스로 쏜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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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04. 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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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관계자가 파란 스프레이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보였다./강혜원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파업이 현실화 수순에 들어섭니다. 사측이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이 법원에서 일부 인용되면서, 노조는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오는 5월 1일 파업을 강행할 예정입니다. 결정 이후에도 사측은 항고에 나섰고, 노조 역시 협상에서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입니다.

지난 23일 인천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유아람)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 내 일부 작업은 파업 중에도 중단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공정에서 마무리단계인 농축 및 버퍼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항목에 대해선 파업을 제한했습니다. 다만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배양·증식 공정과 초기 정제 공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습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의 목적이 '회사 정상화'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2일 본사 앞에서 진행된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에서 한 노조 관계자는 "부당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임급 협상' 발언이 반복해서 등장했는데요. 경쟁사와의 임금 격차와 초봉 차이에 대한 불만도 거론됐습니다. 명분은 회사 정상화지만, 실질은 임금 협상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문제는 파업이라는 카드가 노조에게 유리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구조를 들여다보면, 대규모 설비 투자→케파(CAPA) 확대→수주 확대→실적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이 같은 구조 아래 누적 수주는 CMO(위탁생산) 112건, CDO(위탁개발) 169건으로 총 214억달러(한화 약 32조원)를 기록 중입니다. 수주와 실적이 직결되는 만큼,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빅파마와 약속한 납기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임금 협상력 약화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노조는 이러한 구조적 압박을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했습니다. 노사 간의 갈등 상황을 영문으로 작성해 외신에 배포했고, 지난달 로이터와 피어스파마 등 해외 언론이 이를 받아 다뤘습니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이 글로벌 고객사 신뢰에 영향을 줘 수주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임금 협상력을 높이려던 시도가 되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노조와 함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또 다른 당사자는 소액주주들입니다. 코스피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만 시장의 온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24일 종가 기준 주가는 152만8000원으로 지난 1월 장중 최고가였던 198만7000원 대비 약 23% 떨어졌습니다. 올 1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말이죠. 결국 이번 파업은 노조가 의도한 협상 지렛대가 되기보다, 회사의 주인인 임직원과 주주 모두에게 피해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항상 오픈 마인드다. 하루에만 10번 이상 통화를 시도할 정도로 소통하려고 시도한다. 다만 사측은 특별한 대안을 주지 않았다"

지난 투쟁 결의대회에서 한 노조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습니다. 노조의 주장처럼 소통이 있었다면, 서로간의 움직임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13차례에 걸친 협상에선 진전이 있었던 건 오직 사측이 제안한 임금 인상률로 3.1%에서 4.1%까지 올라갔습니다. 한 쪽만 움직이는 협상 과정이 과연 '소통'이라고 볼 수 있을지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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