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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구조 혁신 vs 시장 질서 훼손…대웅제약 ‘거점도매’ 둘러싼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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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4. 25. 18:30

유통구조 단순화로 효율성·안정성 강화 노렸지만
유통업계는 공정성 저해·마진 감소 우려에 철회 요구
약사회도 반대 입장…"공급 유연성·선택권 저해"
거점도매
AI로 생성한 이미지.
대웅제약의 '블록형 거점도매' 체계 도입을 둘러싸고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의약품 유통구조를 단순화해 효율성과 공급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나, 유통업계는 특정 업체가 유통 주도권을 가지는 체계가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약사회 역시 약국의 의약품 조달 안정성과 선택권을 저해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 갈등이 격화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대웅제약의 거점도매 정책 철회를 위해 지속적인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비대위는 지난 21일 대웅제약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정책 중단을 촉구했으나, 대웅제약은 반박 입장문을 내고 철회 의지가 없음을 밝혔다. 이에 협회는 유관기관과의 공조와 더불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금융감독원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압박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이 지난달 1일부터 시행한 '블록형 거점도매'는 권역별로 특정 도매업체를 선정해 의약품 공급을 맡기는 체계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입찰을 통해 전국 10개 권역의 의약품 유통을 담당할 5개 업체를 선정했다. 40여개 업체를 통해 의약품을 유통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소수 업체에 물량을 집중시켜 유통 흐름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실제 국내 의약품 유통 시장은 '도도매'식 유통이 이뤄지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약사-도매업체 뿐만 아니라 도매업체-도매업체 간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구조로, 이 과정에서 효율성과 관리 투명성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대웅제약은 거점도매의 목적이 엄격한 물류 기준을 충족하는 파트너사를 중심으로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통업계는 특정 업체가 유통 주도권을 독점하는 거점도매는 시장 질서를 해치는 불공정한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거점도매상과 도매상의 거래는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불필요한 중간 경로가 생기고 중소 도매상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거점도매상이 아닌 업체들은 거점도매상으로부터 물건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기존보다 더 낮은 마진율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약사가 거점도매를 앞세워 약가인하로 인한 마진 감소를 유통업체에 전가하려는 게 아닌가싶다"며 "약가인하로 제약사들의 수익성 감소가 예정된 상황에서, 이번 사례를 이대로 넘기면 다른 제약사들도 같은 방식으로 전환할까봐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를 넘어 약사회도 거점도매에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갈등은 더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약사회 16개 시도지부 협의회는 최근 거점도매 체계가 약국의 기존 거래 관계와 관계없이 특정 도매업체와의 거래를 강요하고, 의약품 수급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약국은 다수 도매업체와 거래하며 하루에도 수차례 배송을 받는 유연한 공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웅제약 제품을 거점도매 또는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 오히려 약국의 공급 유연성과 선택권을 저해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부 약국에서는 거점도매 시행 후 대웅제약의 일반의약품을 아예 불매하거나, 기존 도매업체를 통해 공급받지 못하는 전문의약품을 대체조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기존 도매업체를 통해 한번에 주문 가능했던 제품을 따로 주문해야 하고, 배송도 기존 업체보다 늦어 불편을 겪고 있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구조가 정말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측은 "블록형 거점도매는 특정 업체의 판매 독점을 위한 구조가 아닌 의약품 유통의 투명성과 품질관리, 배송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운영 모델"이라며 "약국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추진된 것으로, 도입 후 온도 관리 부재나 의약품 파손 문제를 해결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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