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발레 심청 올해 40주년 맞아
초연 주역에서 제작자로
시대의감각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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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서구의 유니버설발레단 사무실에서 만난 문 단장은 '심청' 40주년을 맞은 소회를 차분히 풀어냈다. 초연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했다. "안무가와 작곡가가 함께 작업하는 모습을 보며 마치 고전 발레의 거장들이 협업하던 장면을 보는 듯했다"며 "나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작품이었기에 무용수로서 스스로 채워야 할 부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당시의 '심청'이 무용수의 해석과 창조에 크게 의존한 작품이었다면, 지금의 '심청'은 40년간 축적된 시간의 결과물이다. 문 단장은 "공연을 올릴 때마다 의상, 무대장치, 음악, 디지털 요소까지 계속 보완해왔다"며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시켜온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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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단장은 현재 한국 발레의 수준을 "이미 세계적인 테크닉을 갖췄다"고 평가하면서도, 다음 단계로 '연기'를 꼽았다. "춤과 연기가 이음새 없이 연결될 때 비로소 완전한 무대가 된다"는 것이다. 이번 협업은 발레가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는 하나의 실험이기도 하다.
40주년 무대의 또 다른 축은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지도위원 엄재용의 만남이다. 40대 베테랑 무용수들이 선보일 '문라이트 파드되'는 이번 공연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문 단장은 "오랜 시간 작품과 함께 성장해온 무용수들이 4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라며 "젊은 무용수들의 에너지와는 다른, 축적된 시간에서 나오는 깊이와 여유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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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단장은 '심청'이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이유를 "부모와 자식의 사랑을 다룬다는 점"에서 찾는다. "대부분의 발레가 남녀 간의 사랑을 중심으로 한다면, '심청'은 가족 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드문 작품"이라며 "해외에서도 이 점을 매우 독특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문 단장은 특히 이 작품이 지닌 교육적 가치에도 주목했다.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며 "아이들에게는 '효'라는 가치를 전하고, 부모들에게는 선물 같은 작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익숙한 서사를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레 입문작으로서의 의미도 크다.
문 단장은 '심청'을 K-문화의 확장 가능성과도 연결 짓는다.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지금,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정신"이라며 "우리 문화의 뿌리에는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가치가 있다. 예술 역시 그 방향을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요소 없이도 깊은 울림을 전하는 힘, 그것이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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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이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클래식 레퍼토리에 대해서는 '전통의 계승'을 핵심 가치로 꼽았다. "클래식 작품은 디테일이 생명이고, 그것은 사람을 통해 전수된다"며 "그 전통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이 후배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창단 42주년을 맞은 발레단의 가장 큰 자산으로 문 단장은 '사람'을 꼽았다. "오랜 시간 함께하며 역사를 만들어온 무용수와 스태프들이 발레단의 힘"이라며 "이곳에서 성장한 인재들이 앞으로도 한국 발레를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단장이 후배 무용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덕목은 의외로 단순하다. "겸손"이다. "예술가는 자신이 아니라 작품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며 "실력뿐 아니라 인성과 태도가 결국 예술가의 길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적인 무용수일수록 더 겸손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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