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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는 미 중앙정보국(CIA) 투자회사 인큐텔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데이터 분석기업으로, 정부·군·정보기관의 방대한 자료를 통합해 의사결정에 쓰는 플랫폼을 제공해왔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미군은 프로젝트 메이븐에서 팔란티어 시스템을 앤스로픽의 AI 기술과 결합해 위성, 드론, 통신, 정찰 자료 등을 종합 분석하고 있다. 공격 대상 선정뿐 아니라 필요한 연료와 탄약, 비용 비교, 추천 무기와 작전 계획까지 제시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전쟁의 속도를 바꾸는 AI
로이터통신도 지난달 미 국방부가 팔란티어의 메이븐 AI 시스템을 미군 핵심 지휘통제 플랫폼으로 공식 채택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 명의의 메모에 따르면 메이븐은 장기 예산과 운용 근거가 붙는 정식 사업으로 격상됐고, 위성·드론·레이더·센서에서 들어오는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잠재 위협을 식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전쟁 방식의 변화를 뜻한다. 과거에는 정보요원과 작전참모가 며칠씩 걸려 표적을 분류하고 타격 우선순위를 정했다면, 이제는 AI가 대량 데이터를 짧은 시간에 걸러내고 인간 지휘관은 그 결과를 승인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팔란티어 측은 최종 살상 결정은 인간이 한다고 설명하지만, 의사결정 시간이 극도로 압축될 경우 인간의 검토가 형식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과의 연결도 주목된다. 일본 총리관저는 3월 5일 다카이치 총리가 피터 틸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겸 회장의 예방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외무성도 양측이 일미 첨단기술 분야의 현황과 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방위력 강화와 AI 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상황에서, 팔란티어와 같은 미국 방산·데이터 기업과의 접촉은 단순한 기업 면담을 넘어 안보 기술 협력의 흐름으로 읽힌다.
AI전쟁기업 '팔란티어'의 등장은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정보·정찰·표적선정 체계와 한국군 작전은 긴밀히 연결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AI 기반 지휘통제 체계를 빠르게 도입하면 한국군도 데이터 공유, 표적 검증, 민간 피해 방지, 책임 소재 규칙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 동시에 팔란티어식 플랫폼은 국방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국내 치안·출입국·감시 행정으로 확대될 경우 개인정보와 시민 자유 논란도 불가피하다.
핵심은 AI를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통제하느냐다. 미국은 이미 AI 전쟁의 문을 열었고, 일본은 그 기술권과 접촉을 넓히고 있다. 한국도 AI 안보 협력의 필요성과 민주적 통제 장치를 동시에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