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당 대표 나타퐁·전진당 전 대표 피타 등 포함
2023년 총선 1위 정당, 두 번째 해산 이후 또 사법 압박
|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태국 대법원은 지난 24일 오는 6월 30일부터 야권 인사들에 대한 재판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회부 대상에는 현 인민당 대표 나타퐁 르엉빤야웃과 부대표 4명, 인민당의 전신인 해산된 전진당의 전 대표 피타 림짜른랏이 포함됐다. 피타 전 대표는 별건으로 이미 10년 정치활동 금지 처분을 받고 있다. 사건은 부정부패 외에도 폭넓은 조사 권한을 가진 태국 국가반부패위원회(NACC)가 제소한 데서 비롯됐고, 대법원은 회부 대상에 포함된 현직 의원들의 직무는 정지시키지 않기로 했다.
쟁점이 된 왕실모독법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부류로 꼽힌다. 위반 시 최대 징역 15년형이 가능하며, 최근 몇 년 사이에만 수백 명이 이 법으로 기소됐다. 태국 헌법은 국왕을 '숭배의 대상' 자리에 두고 있고, 왕당파는 왕실을 침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본다.
이번 재판의 발단은 2021년이다. 청년층이 주도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왕실 개혁 요구로까지 번지던 흐름 속에서 전진당이 그해 의회에서 왕실모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이 정치적 반대 세력의 입을 막는 도구로 악용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보수 기득권 진영은 이를 체제 도전으로 받아들였고, 진보 운동은 그 이후 잇따라 법정에 끌려 다녔다.
2023년 총선에서 1위에 오른 전진당은 왕당파·군부와 가까운 의원들에 의해 정부 구성을 봉쇄당했다. 2024년에는 헌법재판소가 이 개정 시도를 두고 "위헌이며 민주주의 체제를 훼손한다"고 판단했고, 같은 법원이 곧 전진당을 해산했다. 핵심 지도부에는 정치활동 금지 처분이 내려졌지만 잔류 의원들은 며칠 만에 인민당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뭉쳤고, 이번에는 같은 줄기에서 자라난 두 정당의 인사들이 또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나타퐁 인민당 대표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의회 민주주의에서 대표 위임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대법원에서 끝까지 법적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당이 안고 있는 사법 부담은 정치적 동력에도 그늘을 드리운다. 지난 2월 총선에서 인민당은 여론조사상 큰 격차로 앞서다가 막판에 밀려,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가 이끄는 품짜이타이당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도시 청년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온 진보 운동이 이번 대법원 재판으로 또 한 차례 결정적 고비를 마주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