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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재재하청이 부른 CU ‘勞勞충돌’ 외주화 갈등 유통산업 전반 번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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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4. 27. 18:03

화물노조-비조합원 충돌에 사망 사고
노봉법 시행 여파 유사갈등 재현 우려
21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등이 CU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CU 물류 파업 사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기반한 유통·물류 산업의 취약성을 드러낸 전조로 평가된다. 책임은 위로 갈수록 희석되고 갈등은 현장에 집중되는 구조가 노동자 간 충돌로까지 번졌다는 점에서, 구조적 해법 없이는 유사한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경남 진주 CU 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는 이러한 구조적 균열이 현실화된 사례다. 비조합원이 운전하던 2.5톤 화물차가 파업에 참여한 화물연대 조합원과 충돌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현장의 균열은 다층적이다. 화물연대 측은 배송 기사들이 하루 14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월 소득은 320만 원 안팎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휴무 시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용차 비용'과 유류비 전가 등을 핵심 쟁점으로 꼽는다. 반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비조합원 기사들은 물류 봉쇄로 인한 운송 수입 중단을 우려하며 노조와 맞서고 있다.

여기에 가맹점주들의 생존권이 결부되면서 갈등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화물연대가 진천, 진주 등 주요 물류 거점을 봉쇄하면서 전국 점포의 약 20% 수준인 3000여 개 점포가 상품 납품에 차질을 겪고 있다. 신선식품과 간편식 비중이 높은 편의점 특성상 하루만 물류가 끊겨도 폐기 손실과 미입고로 인한 매출 공백 등 부담은 고스란히 점주 몫이다. CU가맹점주연합회가 BGF로지스와 화물연대에 동시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이 같은 구조적 피해를 반영한다.

노노 갈등의 근저에는 유통업계의 다단계 위탁 계약 구조가 있다. CU의 물류 체계는 편의점 운영사 BGF리테일이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와 계약하고, 다시 지역 물류센터와 운송사를 거쳐 개별 배송기사로 이어진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BGF리테일을 실질적 원청으로 지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사측은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으로 맞서며 노조의 '손배소 철회' 요구와 대치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충돌이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편의점뿐 아니라 백화점·배달·면세점 등 간접고용과 외주화 구조에 의존하는 유통·서비스 산업 전반에서 유사한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2·3조)'은 원청의 사용자 책임 범위를 확대하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현장에서는 적용 기준을 둘러싼 해석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법 시행 한 달 만에 원청 사용자성 관련 심판 사건은 294건이 접수됐지만 실제 인정 사례는 19건에 그쳤다. 


화물연대는 지난 25일 진주에서 9000여 명이 집결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통해 전면전을 선언했다. 요구 역시 운송료 현실화를 넘어 '손배소 철회'와 '책임자 사과' 등 법적·도덕적 책임 영역으로까지 확대됐다.

갈등 봉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지난 26일 16시간 30여 분간 3차 실무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만 재확인한 채 별다른 진전 없이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주화 기반으로 비용을 낮춰온 유통업계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이번 사태의 향방이 향후 유통·물류 산업 전반의 노사 구조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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