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부진 딛고 반등…신탁이 견인
ETF 판매 확대 영향…리딩뱅크 경쟁 우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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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올해 1분기에 기록한 수수료이익 규모는 373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38.0%(1028억원) 증가한 수준으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2년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증가폭도 다른 시중은행을 크게 웃돌았다.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각각 14.9%, 19.1% 늘어난 3235억원. 2973억원의 수수료이익을 기록했다. 국민은행과는 적어도 500억원가량 격차가 있었다.
그간 국민은행의 수수료이익은 홍콩 ELS 사태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신탁 부문의 핵심 수익원이었던 ELS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신탁 수수료이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2023년 1분기 566억원이었던 신탁 수수료이익은 이듬해 471억원으로 100억원가량 감소했고, 2025년에는 460억원으로 더욱 줄었다. 이에 3000억원대를 유지해오던 전체 수수료이익도 2702억원까지 뒷걸음질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신탁 수수료이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전체 수수료이익 증가세를 견인한 것이다. 1분기에 기록한 신탁 수수료이익은 1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2억원 늘었는데, 이는 전체 수수료이익 증가폭의 약 80%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펀드·방카슈랑스 등 다른 수수료이익의 증가폭은 226억원 수준이었다.
신탁 수수료이익 반등의 배경으로는 증시 활황에 따른 ETF 판매 확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수익률과 분산투자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신탁을 통해 ETF에 투자하려는 은행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다른 신탁 상품은 전년과 유사한 판매 흐름을 보였지만, 증시 호황 영향으로 올해 1분기 ETF 판매액이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서 약 2배 급증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규 신탁상품 판매 호조도 힘을 보탰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시니어 브랜드 'KB골든라이프'와 연계한 치매안심신탁과 증여플랜신탁을 출시하고, 최저 가입금액을 1000만원까지 낮춘 간편형 유언대용신탁을 선보이는 등 상속·증여·고령화 관련 신탁 라인업을 대폭 넓혔다. 가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고객 유입이 늘었고, 그중 상속인 지정형 유언대용신탁을 중심으로 판매 규모와 가입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수료이익 확대는 향후 리딩뱅크 경쟁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금리에 따라 변동성이 큰 이자이익과 달리, 수수료이익을 포함한 비이자이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들어 증시·자본시장으로의 머니 무브가 본격화된 가운데, 리테일 영업에 강점이 있는 국민은행이 WM(자산관리)·신탁 부문을 앞세워 비이자 수익 기반을 넓히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신탁 수익의 안정성 강화를 위해 신탁 본연의 고객자산관리 서비스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특히 시니어 고객의 장기적인 자산 관리를 위한 유언대용신탁 등의 뉴 비즈(New Biz) 사업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