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이전 도입에 법인 고객 선점 경쟁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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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508조73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496조8021억원에서 11조9320억원 증가하며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1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42조4411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유지했다. 삼성증권은 23조2681억원, 한국투자증권은 22조594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퇴직연금은 한 번 유입된 자금이 장기간 머물 가능성이 큰 데다, 개인형퇴직연금(IRP)과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을 통해 상장지수펀드(ETF), 타깃데이트펀드(TDF), 채권, 리츠 등 다양한 상품 판매로 연결될 수 있다. 일반 주식 위탁매매 고객보다 장기 자산관리 관계로 확장될 여지도 커 증권사 미래 자산관리(WM) 사업의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월 3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3개월간 실물이전 서비스 운영 현황을 집계한 결과, 총 3만9168건, 2조4058억원의 이전이 이뤄졌다. 업권별로는 증권사가 4051억원 순유입을 기록한 반면 은행은 4611억원 순유출됐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가입자 이동 장벽이 낮아진 만큼 증권사 간 잔고 방어와 신규 고객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연금 플랫폼과 상품 라인업을 앞세워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대 적립금을 바탕으로 ETF와 글로벌 자산배분 상품을 결합한 연금 운용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고액 자산가 기반의 WM 경쟁력을 퇴직연금으로 확장하고 있고 한국투자증권은 모바일 플랫폼과 투자형 상품 라인업을 내세워 IRP와 DC 고객 확보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물이전 제도로 가입자 이동 장벽이 낮아져 증권사 입장에서는 개인 고객뿐 아니라 법인 단위 연금 고객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금 설명회나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 간 퇴직연금 경쟁이 수익률 중심으로 흐를수록 소비자 보호 문제도 함께 부각된다. 투자형 상품은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신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 위험을 안고 있다. 특히 IRP와 DC는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 책임을 지는 구조다. 사업자가 수익률만 앞세워 상품을 권유하면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퇴직연금 사업자의 내부통제 점검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적립금 500조원 시대에 사업자 간 고객 유치 경쟁이 거세질수록 상품 설명과 위험 고지, 사후 관리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검사 과정에서 확인된 주요 지적 사항과 운영 모범사례를 공유하며 퇴직연금 사업자의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