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베팅' 공매도·반대매매 압력 ↑
중동 변수에 빚투 개미들 손실 우려
"대차거래의 48% 상위 10종목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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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국내 증시 대차거래 잔고는 175조7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첫 거래일이었던 1월 2일 113조1054억원이었지만, 4개월이 채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 54.73%가량 늘었다. 특히 중동 상황이 발발했던 2월 28일 전까진 대차거래 잔고가 150조원 선을 넘어섰다. 중동 상황이 발생한 직후부터는 소폭 감소해 지난달 4일 127조3418억원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중동 상황이 협상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증시가 다시 오름세를 타자 대차거래 잔고는 175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대차거래 잔고는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고 상환되지 않고 남아 있는 주식의 규모다. 공매도를 위해선 주식을 빌려야 하는데, 기관과 외국인 등 공매도를 하려는 투자자는 대차거래를 통해 주식을 빌리게 된다. 즉 대차거래 잔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건 향후 공매도에 활용될 수 있는 물량이 쌓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흔히 공매도 투자자는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고 주식을 빌리는데, 현재 증시 하락장에 베팅한 수준이 증가하고 있다는 풀이다.
공매도로 이어질 수 있는 물량이 쌓이는 동안 빚투 지표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빚투의 지표로 여겨지는 신용거래융자(코스피·코스닥 합산) 잔고는 올해 첫 거래일 27조4207억원 규모였지만, 중동 상황 발발 직전(2월 27일) 32조6690억원까지 올랐다. 이후 국내 증시는 고유가와 고환율에 시달리며 내림세를 보였고 동시에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31조6905억원으로 약 1조원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시 중동 상황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5조5378억원(4월 27일)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특히 최근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이 한국 증시 전망을 8000포인트까지 제시하면서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불안 요소다. 아랍에미리트(UAE)의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OPEC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 연대체) 탈퇴 발표 이후,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100달러 선까지 오른 뒤 99.93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100달러 돌파를 위협했다.
이러한 대외 변수가 떠오르면서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빚투는 주가 상승기엔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되지만, 주가 하락시에는 손실도 커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공매도 물량이 풀리면 주가 하락 폭이 증폭된다. 고점에서 빚투를 늘린 개인 투자자는 평가손실뿐 아니라 반대매매 압력까지 떠안게 되면서 손실이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
한편, 올해 첫 거래일부터 지난 28일까지 대차거래 잔고 기준 상위 10개 종목은 SK하이닉스(20조5901억원), 삼성전자(19조729억원), 한미반도체(6조3006억원), HD현대중공업(5조1539억원), 현대차(4조1706억원), LG에너지솔루션(3조8077억원), 포스코퓨처엠(2조177억원), 삼성SDI(1조9640억원), 미래에셋증권(1조8953억원), 삼성전기(1조7346억원) 등이다. 이들 10개 종목은 코스피 시장 전체 대차거래 중 48.04%를 차지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거품이 꺼질 경우, 쌓여있던 공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며 "이때 주가가 급락하면 빚투를 한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위험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빚투 투자자는 주가가 더 오르지 않으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하락장에선 손실도 빠르게 확대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