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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필리핀에 중고호위함 수출협의…4월 살상무기 수출해금 뒤 첫사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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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5. 06. 12:27

中 견제 속 日·필리핀 안보협력 준동맹급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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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 '아부쿠마형' 호위함, 일본이 필리핀에 수출하려고 협의하고 있는 이 함정은 취역한 지 30년 이상 된 호위함이다./사진=일본 해상자위대 홈페이지
일본이 필리핀에 해상자위대 중고 호위함을 수출하기 위한 구체 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난 4월 살상 능력이 있는 방위장비 수출 제한을 완화한 뒤 첫 적용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 일본의 무기수출 정책 전환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길베르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상과 회담하고 해상자위대의 중고 호위함 수출을 논의하기 위한 작업부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방위장비·기술협력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에도 서명했다.

수출 협의 대상은 취역한 지 30년 이상 된 해상자위대 '아부쿠마형' 호위함이다. 방위성은 총 6척의 아부쿠마형 호위함을 순차적으로 퇴역시킬 방침이다. 이 호위함은 대함미사일 등을 갖춘 함정으로, 필리핀은 해군력 강화를 위해 해당 호위함 취득에 기대를 보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5유형' 철폐 뒤 첫 시험대
이번 협의가 주목되는 이유는 일본 정부가 지난 4월 21일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지침을 개정한 직후 나온 첫 구체 안건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그동안 수출 가능한 방위장비의 목적을 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 등 이른바 '5유형'으로 제한해 왔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이 제한을 철폐하면서 살상 능력이 있는 호위함 수출도 원칙적으로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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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왼쪽)과 고이즈미 일본 방위상/사진=연합뉴스
고이즈미 방위상은 회담에서 "국제 정세가 복잡화·긴박화하는 가운데 일본과 필리핀의 연계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오도로 국방상은 "우리는 이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며 일본의 '5유형' 철폐에 지지와 기대를 표명했다.

다만 필리핀이 무상 또는 낮은 가격의 양도를 희망할 경우 추가 법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 자위대법 116조의3은 개발도상국에 자위대 불용품을 무상 또는 저가로 양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호위함 같은 무기는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살상 능력이 있는 중고 장비를 무상 또는 저가로 제공할 수 있도록 내년 정기국회에서 자위대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명시하며 일본 주변과 남중국해에서의 위압적 활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도 확인했다. 일본과 필리핀은 양자 협력뿐 아니라 미국·호주·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과의 다자 연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도 이날 고이즈미 방위상과 만나 일본의 '5유형' 철폐를 환영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호위함 수출 협의가 실현될 경우 일본과 필리핀의 안보 관계가 사실상 '준동맹'급으로 격상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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