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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해법 마련 시급한 교육현장 안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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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 기자

승인 : 2026. 05. 07. 16:26

이철현
이철현 정치부 기자
교육현장에서 급속도로 확산된 '교내 금지의 생활화'가 정치권에서도 관심이다. 수학여행, 운동회, 소풍은 물론 심지어 교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부모들의 안전사고 우려 민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최근 현직 교사의 교외 활동 사고로 인해 전과자가 된 사례를 상기하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권은 이 현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해법 마련을 모색한다'는 수준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모든 책임이 사실상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누구 하나 명쾌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학교가 더 움츠러드는 것은 불문가지다.

물론 정치권도 그동안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교사들을 비롯한 교육계 인사와 만나 현장에서의 고충을 들을 것을 바탕으로 오직 교육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설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도 있었다. 다만 현장의 불안을 실질적으로 덜어낼 만큼 생산적인 방안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된다"며 안전요원 보강, 자원봉사 협조 등을 통해 교사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내놓는 등 학교 측의 교외 활동 위축이 없도록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효과적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안전 인력을 늘리는 데에는 필연적으로 비용 문제가 따른다. 더구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종 책임 소재를 따지는 과정에서 학교와 교사가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부모가 학교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민원, 때로는 표현하기조차 힘든 내용의 항의가 교사에게 직접 전달되는 현실에 대한 푸념이다. 일부 사례에서는 학부모가 전권을 쥔 듯 교사를 흔드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이것이 오늘날 공교육 현장의 씁쓸한 단면이다.

2014년 용인 제일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몸이 불편한 친구를 위해 네 명의 학생이 손을 잡고 함께 결승선을 통과한 사연, 2016년 부산 달산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달리기 도중 넘어진 친구를 보고 다른 학생들이 달리기를 멈춘 뒤 함께 결승선을 통과한 이야기는 교실 밖 배움의 의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안전문제 관련 민원으로 교실 밖에서 익히는 또 다른 학습은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 온당한 것일까. 학교 측과 학부모 측에서 우려하고 있는 안전문제와 책임 소재 문제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는 없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절실하지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분간 이 같은 논의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그 사이 학교 현장의 위축은 더 깊어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말한 그 '구더기'는 어느새 구렁이가 되어 장독을 깨야 할 상황으로 번질지도 모른다. 늦기 전에 과감하면서 세심한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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