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발단은 이재명 대통령의 입이었다. 생중계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농협은 진짜 문제'라며 지적하고, '농지가 투기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문제 삼자 농식품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협과 농지에 대한 개혁 필요성은 과거부터 줄곧 제기돼 왔다. 공통점은 관리·감독 부실이다. 먼저 농협은 몸집에 비해 적절한 통제장치가 부재하다는 분석이다.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해 농·축협 조합장이 보유한 권력과 권한이 상당하지만 이들에 대한 감시기능이 약하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와 지역 조합에 대한 비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이같은 지적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농지 문제도 마찬가지다. 현행법은 영농에 종사하는 농업인만 농지를 소유하도록 취득자격을 제한했지만 소위 '가짜농부'를 정부가 걸러낼 수 있는지 의문이 뒤따랐다. 대표적인 문제는 지난 2021년 불거졌다. 한국토지공사(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신도시 예정지에 있는 농지를 대규모로 매입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른바 'LH 사태'는 정부가 매년 1회 이상 의무적으로 농지이용실태를 조사하는 계기가 됐다.
농식품부는 당·정 협의를 통해 구조개혁 방안을 마련했다. 농협이 농업인(조합원)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를 도입하고, 범농협 외부 감사 법인 신설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농지 부정 취득 사례를 점검하기 위해 올해부터 2년간 대규모 전수조사도 나선다. 심층 조사군으로 분류된 수도권 소재 농지를 면밀히 들여다볼 전망이다.
농식품부의 움직임에는 아쉬움도 공존한다. 이미 농협에 대한 감사권한 및 농지 조사 의무가 있었지만 현장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반복적으로 드러난 농협 비위와 농지 투기 우려는 대응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농업계에서 갑론을박도 나온다. 농협 개혁의 경우 2012년 '신경분리(신용·경제사업 이원화)' 이후 단행되는 대대적 구조개혁인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론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반응과 신속 집행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농지 조사를 두고는 애꿎은 임차농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적절한 보완장치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번 농협 개혁과 농지 조사가 적극행정으로 평가받을지, 뒤늦은 대응으로 남을지는 결과에 달려 있다. 선언적 조치에 그치지 않고 실제 권한 분산과 감시 기능 강화, 농지 부정 취득 적발 및 사후 조치까지 이어져야 한다. 대통령 발언 이후 시작된 드라이브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현장의 근본적 체질개선으로 연결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