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李 “개헌 거부 이유 없어”…무산돼도 명분전, 野 책임론 부각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07010001540

글자크기

닫기

박영훈 기자

승인 : 2026. 05. 07. 17:09

국무회의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YONHAP NO-2736>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가 헌법개정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계기로 대야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국민의힘이 표결 불참 방침을 고수하면서 개헌안 처리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계엄 통제 강화와 5·18민주화운동·부마민주항쟁 정신 수록을 명분으로 야권에 정치적 책임을 묻는 흐름으로 정국을 끌고 가는 모습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를 강화하고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내용의 개헌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국민의힘·개혁신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됐다. 개헌특위 구성 등 충분한 숙의 절차 없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헌을 밀어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이후 국회 개헌특별위원회에서 개헌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286명 중 3분의 2 이상인 191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청와대는 즉각 유감을 표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개헌안 투표가 의결 정족수 미달로 불성립된 데 대해 "안타까움과 유감을 전한다"며 "개헌안은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강 수석대변인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오는 8일 본회의를 다시 소집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의 표결 참여를 촉구했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서는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늦어도 10일까지는 국회 의결 절차를 마쳐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표결을 하루 앞둔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오랜만에 만들어진 기회"라며 "모든 정치권이 이때까지 이구동성으로 말해왔던 것을 내일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개헌안의 내용과 명분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는 계엄 통제 강화에 대해 "불법 계엄을 더 이상 못하게 하자, 국회 통제를 강화하자는데 어떤 국민이 반대하겠는가"라며 "반대하는 사람들은 불법 계엄 옹호론자라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도 야권을 압박하는 지점이다. 이 대통령은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다 얘기했다"며 "이번에 헌법 전문에 실제로 넣을 기회가 됐는데 왜 반대하는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결국 이날 표결은 개헌 성사 여부보다 '누가 개헌에 응했고, 누가 거부했는가'를 가르는 정치적 분기점에 가깝다. 개헌안이 부결되거나 표결 불성립으로 무산되더라도 이 대통령은 계엄 통제 강화와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여권은 이를 고리로 향후 개헌 논의와 지방선거 정국에서 야권 책임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영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