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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시니어 자산 전쟁… 생전 관리서 사후 승계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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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아 기자

승인 : 2026. 05. 07. 17:39

유언대용신탁 5.2조…2년 새 2조 늘어
상속 상담·치매 대비 서비스 결합 경쟁

은행권의 시니어 고객 확보 경쟁이 생전 자산관리를 넘어 사후 자산승계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2년여 만에 2조원 넘게 불어났고, 올해 들어서도 넉 달여 만에 지난해 증가분의 70% 이상을 채우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령화와 상속 분쟁 우려로 노후 자산관리 수요가 커지면서 은행들은 상속·증여 상담과 치매 대비 신탁 등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시니어 고객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지난 4일 기준 5조244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말 3조1317억원과 비교하면 2조1132억원 늘어난 규모로 증가율은 67.5%에 달한다.

유언대용신탁은 재산 소유자인 위탁자가 생전에 금융기관 등 신뢰할 수 있는 수탁자와 신탁 계약을 맺고 자산관리와 사후 승계 방식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다. 별도 유언장이 없더라도 재산 승계가 가능해 유언장 분실·보관 부담을 줄이고 상속 과정의 분쟁을 낮추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은행권의 관심이 커지는 배경에는 최근 가팔라진 증가 속도가 자리한다. 5대 은행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2023년 말 3조1317억원에서 2024년 말 3조5058억원으로 3741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 말에는 4조5024억원으로 9966억원 추가 증가했다. 1년 새 증가폭이 2.7배로 커진 셈이다. 연간 증가율도 2024년 11.9%에서 지난해 28.4%로 뛰었다.

올해 들어선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지난 4일 기준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7425억원 늘어 넉 달여 만에 지난해 연간 증가액의 74.5% 수준을 채웠다. 1분기 이후 증가 폭도 작지 않다. 5대 은행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4조8077억원에서 지난 4일 5조2449억원으로 4372억원 늘어 1분기 말 대비 한 달여 만에 9.1% 증가했다.

은행권은 최저가입금액을 낮추고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며 유언대용신탁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최저가입금액 100만원의 초간편형 유언대용신탁을 출시했다.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하나은행은 유언대용신탁 상품인 '하나 리빙트러스트'를 1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도록 운용하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치매 대비 상품과도 결합되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이 사후 자산승계에 초점을 둔다면 치매안심신탁은 생전 인지 능력 저하에 대비해 병원비·요양비·생계비 등 필요한 자금의 지급 조건을 미리 정하는 방식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KB골든라이프 치매안심신탁'을 출시했고, NH농협은행도 이달 중 의료비치매안심신탁을 출시할 예정이다.

시니어 주거 서비스와 연계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6일 브릭스인베스트먼트와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소요한남 by 파르나스' 입주자를 위한 유언대용신탁 및 자산관리서비스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입주자를 대상으로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한 자산 이전과 세무·법률 전문가 맞춤형 세미나, 부동산 투자자문 등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시니어 고객의 관심은 단순 자산 증식보다 보유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이전할지로 넓어지고 있다"며 "유언대용신탁은 은행이 예금 고객을 장기 자산관리 고객으로 연결할 수 있는 상품인 만큼 상속·증여 상담과 치매 대비 서비스를 결합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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