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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제동’ 지배구조 개편에… 금융권 “성과 낸 CEO 기회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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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 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5. 07. 18:03

이사회 독립성·성과보수 개편 포함
정치권, 장기간 연임 제한 법안 발의
종합금융 완성·순익 5조 달성 등
함영주·진옥동·임종룡 경영성과
호실적·주주 지지 바탕 연임 성공
전문가 "견제·검증 강화가 바람직"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발언으로 시작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이르면 이달 중에는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선 방안에는 이사회 독립성 제고와 함께 CEO(최고경영자) 선임의 공정성 및 투명성 제고, 성과보수 합리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 담길 예정인데, 이 중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대한 규제 방안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의 참호 구축과 이를 통한 셀프연임 문제가 지속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제동을 거는 법안이 잇달아 발의됐다. 현재는 금융지주 회장이 연임할 경우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의 과반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하면 통과가 되는 일반결의로 결정된다. 하지만 이를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게 하거나, 아예 3연임을 금지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를 두고 금융권은 물론 전문가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연임이나 4연임 등 장기간 그룹 회장을 맡아온 CEO들도 있지만 이들이 쌓아올린 경영성과를 외면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임 자체를 문제로 보기보다는 투명한 경쟁 시스템과 후보군 육성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지배구조 선진화TF 결과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이달 중에는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적된 내용인데, 6월 업무보고가 진행될 예정인 만큼 그 전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선진화 TF 활동과 별도로 정치권에서도 금융지주 CEO 연임 문턱을 높이는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과 박홍배 의원은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보다 강력한 규제 법안을 내놨다. 신 의원은 "금융지주회사 대표이사의 반복적인 연임으로 권한 집중이 금융회사의 공정성 및 독립성을 저해한다"며 한 차례만 연임이 가능하고 총 임기가 6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과 전문가들은 물리적으로 임기를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능력 있는 CEO를 구축(驅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지주 역사는 30년이 안 됐다. 2001년 우리금융그룹이 출범하면서 금융지주 체제가 시작됐다. 신한금융그룹(2002년 출범), 하나금융그룹(2005년 출범), KB금융그룹(2008년 출범) 역대 CEO 중 3연임 이상 장기 재임한 CEO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 등이 있다. 이들 모두 재임 기간 공과(功過)에 대해 평가받고 있지만, 현재 4대 금융 체제를 완성한 인물로 평가된다.

현재 4대 금융 사령탑에 올라있는 CEO 중 양종희 KB금융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연임 시 주주에게 81%의 찬성을 받았고,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88%,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99%의 찬성을 획득했다. 특별결의가 도입됐다고 해도 모두 연임에 무난하게 성공했다는 얘기다. KB금융의 경우 이르면 다음 달부터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들 모두 재임 기간 높은 경영성과를 나타냈다. 가장 먼저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은 순익 4조원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비이자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공을 들였다. 진 회장은 글로벌시장에서 신한금융의 경쟁력을 공고히 했고,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강화했다. 임 회장은 증권사 출범과 생명보험 인수로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했다. 양 회장은 금융그룹 최초로 순익 5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등 리딩금융 위상을 다졌고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율 50%를 넘어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CEO들이 보여준 경영성과와 주주환원 노력 등이 주주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며 "금융지주는 외국인 주주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CEO의 자질이 문제가 된다면 주주들의 선택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EO 임기 제한을 명문화할 경우 실효성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회장의 성과와 무관하게 연임을 제한하는 것은 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주주 입장에서 보면 결국 자신이 투자한 회사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경영진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 교수는 "꼭 필요한 인사임에도 단순히 법으로 연임을 막는 것은 오히려 역량 있는 사람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기회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영진을 견제하는 장치를 더하거나, 투명한 검증을 통해 성과 평가체계를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만우 고려대 명예교수는 "현재 금융지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근이사가 회장 한 사람에 불과해 권력이 집중돼 있다는 점"이라며 "회장 이외의 상근이사를 두도록 해 견제 구도를 만드는 것이 훨씬 실효성 있다"고 강조했다. A 교수 역시 "일률적인 법적 제한이 아니라, 내부평가 시스템과 투명한 검증 구조를 통해 자연스럽게 걸러지도록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조은국 기자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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