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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m 두고 맞붙은 박민식·한동훈…현역 22명 vs 친한계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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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체리 기자

승인 : 2026. 05. 10. 18:48

같은 날, 다른 전략…박민식, 지도부 총출동 '조직력' 부각
한동훈, 시장 상인·주민 무대 앞세워…현역 없이 시민 1만명
선거사무소 개소식 입장하는 장동혁 대표<YONHAP NO-4529>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부산 북구에서 열린 박민식 북갑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부산 북구 덕천동 일대가 10일 오후 '보수 결집'의 열기로 들끓었다. 불과 600m 거리를 두고 열린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개소식에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사무실 인근은 발 디딜 틈 없이 뒤엉켰다. 특히 박 후보의 개소식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현역 22명이 총출동하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반면 한 후보의 개소식에는 현역 의원들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가운데 캠프 측 추산 1만 명이 집결했고, 시장 상인과 시민들을 무대에 올려 소개하는 '주민 밀착형'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한날한시에 열린 개소식이었지만, 분위기에서는 극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이날 오후 2시 부산 북구 숙등역 인근에서 열린 박 후보 개소식에는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김민수·김재원·조광한 최고위원, 박형준 후보, 정희용 사무총장, 강선영·권영세·김기현·나경원·조배숙·안철수·정동만·박수영·곽규택·조승환·박성훈·주진우·서지영·박충권·김민전·김장겸·이헌승·박준태 의원, 원 전 장관, 조해진 전 의원, 이준우 대변인 등이 대거 참석했다.

내빈석 첫 줄에는 91세인 박 후보의 모친과 베트남전 참전용사, 지역 원로와 구청장, 노인회 관계자 등이 자리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윤상현 의원 등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축전을 보내 힘을 보탰다.

과거 북구에서 재선을 지낸 박 후보는 주민들을 향해 네 차례 큰절을 올리며 지역 연고와 진정성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번 북갑 선거는 보수가 다시 일어서느냐 주저앉느냐의 갈림길이자 낙동강 전선을 탈환하느냐 뺏기느냐의 싸움"이라며 "이번 선거는 가짜 북구주민·북구주민 호소인과 진짜 북구주민·북구주민 사람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내부총질하는 보수와 유아독존적인 구태 보수는 이제 물러가고 박민식 같은 확실한 사람이 낙동강을 지키겠다"며 "북구를 살리고 국민의힘을 다시 살리기 위해 제 한 목숨 반드시 받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함께 큰절을 올리며 호응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박 후보를 "진짜 북구 사람"이라며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건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아니라 박 후보처럼 굳건하게 보수를 지켜온 사람이 보수 정당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보훈부 장관할 때도 민주당과 얼마나 잘 싸웠나. 싸울 때 제대로 싸울 줄 아는 박민식이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당을 진정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한 후보를 겨냥해 "하얀 옷을 입고 다니는 분에 대해서는 말씀 안 하겠다"며, 하정우 민주당 후보를 향해서는 "정치에 나올 준비가 안 돼 있는 사람. 시장에서 열심히 일해 훌륭한 자식을 키워냈는데 (악수 후) 손을 탈탈 털고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북구청장을 지낸 지역 원로 황재관 후원회장은 박 후보의 지역 현안 해결 성과를 하나하나 거론하며 외부 인사들의 잇단 출마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황 후원회장은 "자리 하나 비엇다고 '떴다방'처럼 몰려든다"며 "북구는 누구 출세정거장이 아니라 우리가 평생 살아온 삶의 터전인데, 선거 한 달 앞두고 난데없이 날아온 사람들이 어떻게 북구를 발전시키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번 서울로 갔을 때 서운했던 마음도 있었지만 결국 고향으로 돌아왔다"며 "미워도 다시 한번 북구의 아들 박민식을 생각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이어진 축사에서는 정부·여당과 경쟁 후보를 겨냥한 공세와 함께, 박 후보를 두고 "당의 요청에 따라 험지를 돌며 성장한 인물", "검증된 북구 사람"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오후 2시에 시작된 행사였으나, 오전 12시께부터 삼삼오오 모여든 지지자들로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박 후보 캠프 측은 이날 참석 인원을 5000명으로 추산했다. 행사 내내 에어컨이 쉴 새 없이 돌아갔지만,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손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닦거나 입고 온 재킷을 벗는 모습이 쉽게 포착됐다.

◇ '보수 재건' 내세운 한동훈…북구갑 주민 한 명 한 명 소개

반면 10분 가량 떨어진 곳에서 열린 한 후보 개소식은 비교적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현역인 친한동훈계 의원들은 끝내 참석하지 않았으나, 캠프 측 추산 1만 명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 후보는 행사 상당 시간을 시장 상인과 주민, 학부모, 노인 등을 무대 위로 직접 불러 소개하며 주민들과의 접점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개소식에는 한 후보의 부인인 진은정 여사를 비롯해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서병수 명예 선대위원장, 신지호 전 의원, 김경진 전 의원,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 원외 친한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날 한 후보는 개소식 초반부터 정치인 중심 행사 대신 주민 중심 행사를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구포시장에서 자신에게 찰밥 도시락을 건넸던 채소 장수 할머니를 무대에 직접 올려 대화를 나눴고,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와 시장 상인, 지역 원로 등을 잇달아 소개하며 북구 주민들의 사연을 듣는 형식으로 행사를 이어갔다.

한 후보는 "다른 개소식과 다르죠"라며 "힘센 사람들 모아놓고 말 한 번 시키고 그걸 언론에 자랑하는 거, 솔직히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하려고 했지만 근처에서 채소 장사하시면 도시락을 주셨던 어머니를 만나 뵙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개소식은 힘 있는 사람들을 불러 세를 보여주지만, 오늘은 주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고 싶었다"며 "어머님 같은 분을 위해서 북구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다시 한번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채소 상인이 '청와대로 가야 한다'고 말하자 "반드시 갈 것"이라며 "북구갑에서 청와대로 가게 되면 가장 먼저 모시고 가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행사에서는 '희수네 식당' 사장의 사연을 직접 소개하며 주민 민원을 듣는 시간도 진행됐다. 한 후보는 "주민들이 20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북구의 숙제를 하나씩 맡기고 있다"며 "그 이야기를 듣고 실천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한 후보가 굉장히 빠르게 정치인으로 변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12·3 비상계엄 당시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행동에 나섰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낡은 보수가 아닌 새로운 보수의 기수가 등장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국민의힘에서 전격 탈당한 뒤 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보수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서 전 시장은 "박 후보보다도 가장 정통 보수의 국민의힘과 함께하는 후보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검사 출신 엘리트라 주민들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첫날부터 꿇어앉고 엎드리며 주민들과 감정을 교류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주민들도 진정성과 감성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헀다.

다만 단일화 문제는 박 후보 개소식을 찾은 박형준 시장 후보도 언급한 바 있지만, 양측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분위기다.
이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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