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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식 호황에 성장률 1위지만, 고용·내수는 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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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5. 14. 00:00

취업자가 16개월 만에 최소폭으로 증가하며 청년 고용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장 하락을 기록한 가운데 13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채용 게시판. /연합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가고 있고, 1분기 경제성장률도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주요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고용이나 내수 등 실물 체감경기는 그다지 좋지 않아 대조된다. 이는 반도체 초호황에만 의존하는 우리 경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1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취업자는 2896만1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7만4000명 증가했다. 이런 증가 폭은 2024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0%로 작년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2024년 12월 이후 첫 하락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3.7%로 전년 동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4월(43.5%) 이후 4월 기준으로 가장 낮다. 특히 24개월째 내리막길이라는 점에서 청년층의 고통을 읽을 수 있다.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에서 5만2000명이 줄었고, 숙박·음식점업도 2만9000명 줄어 9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99.2로 전월보다 7.8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부진한 고용지표는 주식시장 활황 중에 나왔다.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코스피는 약 56% 올랐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달 들어서도 놀랄만한 상승세가 이어졌고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하이닉스)'의 상승률은 훨씬 높았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놀라웠다. 12일 한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1.694%로, 전날까지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 22개국 중 단연 1위였다. 2월 전망치(0.9%)의 두 배에 육박한다. 반도체가 이끈 수출 덕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분기 57조2000억원, 37조6000억원에 달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각각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이런 사상 초유의 '불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저조한 고용지표는 반도체 부문의 놀라운 실적이 실물경기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함을 보여준다. 반도체는 고용유발계수가 워낙 낮은 데다 그 영향도 일부 전문화된 인력에만 편중되게 작용한다. 그 이면에서 제조·건설업 등 주력 산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

서민들은 전월세 임차료 급등으로 소비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먹거리 소비마저 줄이는 판에 증시 불장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글로벌 반도체값 급등에 취해 정작 국민과 진정한 경제성장에 필요한 정책을 적기에 펴지 못하는 건 아닌지 경계해야 할 때다. 정부는 뜨거워진 주식시장만으로는 실물경기에 온기를 불어넣기 어렵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내수를 살리면서 서민 일자리나 씀씀이가 위축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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