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달러화 위상 추락
中 당국도 수용, 수출에는 부담
|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위안화는 '거지 돈'으로 불리면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해도 좋았다. 1 달러 당 8.2 위안 전후의 환율이 무색하게 암시장에서 9 위안 가까이 평가절하된 채 거래됐다면 굳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그러나 금세기 들어 중국 경제가 폭발 성장하자 위상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2008년의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기 시작하면서부터는 1 달러 당 8 위안을 넘은 여세를 몰아 7 위안까지 돌파한 후 6 위안 선에서 환율이 형성되고는 했다. '거지 돈'이 '귀하신 몸'이 됐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초부터는 다시 약세를 보이면서 약 1년여 동안 7 위안 선에 머물렀다. 심지어 한때는 치포(七破·1 달러 당 7 위안 선이 깨짐)의 치욕을 당한 것에서도 모자라 7.5 위안까지 밀릴 것이라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이 우려는 말 그대로 기우에 불과했다. 올해 초부터 다시 반등하는가 싶더니 6 위안 선으로 재진입한 것이다. 이후 급속도로 가치가 올라가면서 지난 15일에는 6.82 위안 전후를 기록했다. 2023년 2월 15일의 1 달러 당 6.8183 위안과 비교할 경우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셈이 된다.
현재 분위기로 볼 때 위안화의 가치는 더 올라갈 여지가 많다. 시장에서는 6.5 위안까지 쾌속 항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무성하다.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한화 90 원 전후에 불과했던 위안화의 환율이 지금은 무려 220 원 전후인 것은 진짜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임금과 체재비를 한화로 수령하는 한국 기업 주재원들과 유학생들이 공포에 질려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위안화가 달러화가 우습게 보일 만큼 승승장구하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중동 전쟁으로 달러화 못지 않게 귀하신 통화가 됐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이란이 원유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해야 한다면서 달러화 유통 질서를 균열시키려는 행보를 보이는 것 역시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중국이 수출 호조에 따른 대규모 무역 흑자를 기록한 사실도 거론해야 한다. 무역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 이상한 중국의 현실을 감안할 경우 당분간 위안화의 강세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시장에서 6.5 위안이 아니라 데드라인으로 인식되는 6 위안까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입장에서 위안화의 강세는 반드시 좋다고 하기 어렵다. 부작용도 많이 불러온다. 무엇보다 수출로 먹고 사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수입 물가가 싸질 경우 중국 경제의 고질병인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을 자극할 것이라는 사실 역시 중국으로서는 부담이라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 당국이 위안화의 고공행진에 인위적으로 제동을 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지 돈'에서 '황제 화폐'로 완전히 변신한 위안화의 위풍당당이 예사롭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