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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러·이란산 드론 300여기 확보”…미국, 군사·사법·경제 압박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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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18. 08:56

악시오스 "쿠바, 관타나모 기지·미 함정·키웨스트 공격 방안 논의”"
미국 "임박 위협은 아냐"...CIA 국장, 쿠바에 경고
미, 라울 카스트로 기소·GAESA 제재 병행
쿠바, 연료 고갈·재정 위기로 체제 압박
CUBA-CRISIS/FUEL
한 쿠바 여성이 15일(현지시간) 아바나의 한적한 해안 대로에서 자신이 수거해 판매할 빈 캔을 가득 실은 쇼핑카트를 밀고 있다. 쿠바 정부는 섬의 연료 공급을 옥죈 미국 봉쇄 속에서 휘발유와 디젤 수입 실제 비용을 반영하기 위해 변동 연료 가격제를 시행할 계획이다./로이터·연합
쿠바가 2023년부터 러시아와 이란으로부터 공격용 드론 300여 기를 확보하고 관타나모만 미군 기지와 미군 함정, 플로리다주 키웨스트를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기밀 정보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쿠바의 드론 전술 발전과 아바나의 이란 군사 고문단 존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쿠바 위협 인식을 높이고 있으며, 이 정보가 향후 미국 군사 행동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아바나 전격 방문 및 경고, 미국의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기소 추진, 군부 기업집단 제재가 맞물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쿠바 압박이 군사·사법·경제 전선으로 확대되고 있다.

CIA CUBA VISIT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오른쪽)이 쿠바 아바나에서 쿠바 관리들과의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으로 CIA가 14일 엑스(X)를 통해 공개한 사진./UPI·연합
◇ 악시오스 "쿠바, 드론 300여기 전략 요충지 배치…러시아에 추가 장비 요청"

쿠바는 2023년부터 러시아와 이란으로부터 '다양한 능력'의 공격용 드론을 도입해 국내 전략 요충지 곳곳에 배치해왔다고 악시오스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최근 한달 사이 쿠바 관리들이 러시아에 드론과 군사 장비 추가 지원을 요청했으며, 미국 당국은 쿠바 정보당국이 이란이 미국에 어떻게 저항했는지를 파악하려 시도했다는 정보 감청 내용도 입수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쿠바에 신호정보(SIGINT) 수집용 첨단 첩보 시설을 운용하고 있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이번 주 의회 청문회에서 "적국이 우리 해안에 그렇게 가까운 위치에서 그런 종류의 장소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문제가 크다는 점을 우리는 오래전부터 우려해왔다"고 밝혔다.

미국 관리들은 최대 5000명의 쿠바 군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참전했으며 일부가 드론전 효과를 쿠바군 지도부에 전달했을 것으로 보고, 러시아가 파병 군인 1인당 2만5000달러(3745만원)를 쿠바 정부에 지급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 미국 고위 관리는 "그들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고기 분쇄기(Putin meat grinder) 안에 있으며, 이란 전술을 배우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대비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USA-CUBA/INDICTMENT-CASTRO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가운데)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뒷줄 오른쪽)이 5월 1일(현지시간) 아바나에서 진행된 노동절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자 라울 카스트로의 손자이자 그의 경호 책임자인 라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카스트로(오른쪽)가 손짓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랫클리프 CIA 국장, 아바나서 경고…"서반구는 적대세력 놀이터 아냐"

랫클리프 국장은 지난 14일 쿠바를 방문해 적대 행위를 강하게 경고했다. CIA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랫클리프 국장은 쿠바가 더 이상 적들이 서반구에서 적대적 의제를 추진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서반구는 우리 적들의 놀이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쿠바에 실패한 경제를 안정시킬 드문 기회가 있다고 전달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져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랫클리프 국장 방문에 맞춰 고위 정치범 한 명이 석방됐고, 미국은 가톨릭교회 등 독립 구호단체를 통해 1억달러(1498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의사도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기회를 주겠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며 "현 집권층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쿠바의 궤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UBA-CRISIS/BLACKOUTS
전기차들이 14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의 한 대로를 지나가고 있다. 쿠바 전력망은 미국의 연료 봉쇄 속에서 이날 이른 아침 부분 붕괴를 겪어 쿠바 동부 전역에 정전이 발생했다./로이터·연합
◇ 쿠바 '자위권' 반발…1959년 혁명 이후 체제 붕괴에 가장 근접

미국 관리들은 쿠바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란처럼 플로리다 해협을 봉쇄할 능력은 없으며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만큼의 군사 위협도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 고위 관리는 "쿠바의 전투기를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비행할 수 있는 전투기가 한 대도 없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90마일(약 145㎞)이다. 이것은 우리가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쿠바가 임박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지 않지만, 양국 관계 악화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쿠바 군부가 드론 전술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악시오스 보도 이후 미국 주재 쿠바 대사관은 드론 보유를 부인하지 않은 채 "다른 모든 나라와 마찬가지로 쿠바는 외부 침략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 이것은 자위권(self-defense)이라고 불리며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의해 보호된다"는 성명을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했다.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데 코시오 쿠바 외무차관도 엑스에 "미국이 가해자"라며 "쿠바는 공격받는 입장에 있으며 자위권 원칙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악시오스는 카스트로 체제가 1959년 혁명으로 권력을 잡은 이래 미국의 제재와 재정 실패로 인해 붕괴에 가장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하루 10만 배럴 이상의 보조 원유를 제공했던 베네수엘라 지원은 지난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로 끊겼고, 3월 말 러시아 유조선이 운반한 73만 배럴도 4월 초 모두 소진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CUBA-US-CRISIS-ENERGY-BLACKOUT
쿠바 시민들이 정전이 발생한 13일(현지시간) 아바나에서 장작으로 요리를 하고 있다./AFP·연합
◇ 미, 라울 카스트로 기소 추진…경제 40~70% 장악 군부 기업 GAESA도 정조준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 정권의 핵심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이번 주 라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에 대한 기소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혐의는 마약 밀매와 1996년 인도주의 단체 '형제구조단(Brothers to the Rescue)' 소속 민간 항공기 2대 격추 사건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의회 청문회에서 카스트로 전 의장의 항공기 격추 연루를 확인했으며 미국은 이와 별도로 쿠바에 대한 추가 제재도 이번 주 발표할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서명한 행정명령은 쿠바 군부 기업집단 기업행정관리그룹(GAESA·Grupo de Administracion Empresarial SA)을 정조준한 것으로 쿠바 경제의 40~70%를 통제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GAESA의 수익이 쿠바 정부 예산의 3배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GAESA를 "정부보다 돈이 많은 사기업"이라며 "이 돈은 도로 하나, 다리 하나, 쌀 한 톨도 GAESA 내부 인사 이외의 쿠바인에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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