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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병원, 간호사 1명 채용에 100만엔 ‘중개료’도…인력난이 경영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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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5. 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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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東京都) 다이토(台東)구 소재 에이주소고(永壽總合)병원/사진=연합뉴스
일본 병원들이 간호사와 의사를 뽑을 때마다 민간 인력소개업체에 거액의 수수료를 내는 구조가 병원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인력난으로 직접 채용이 어려워지면서 병원들이 연봉의 20~30%를 '중개료'로 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18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수수료가 무료인 공공구직창구 '헬로워크'의 의료 분야 기능을 올해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의료기관이 민간 소개업체를 통해 간호사나 의사를 채용할 경우 통상 채용자의 연수입 20~30%를 수수료로 지급한다. 간호사 1명을 뽑는 데 100만엔이 드는 경우도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4년도 일본 의료기관이 민간 소개업체에 지급한 수수료는 의사 283억엔, 간호직 598억엔으로 총 881억엔에 달했다. 2019년도와 비교하면 의사는 약 30%, 간호직은 약 60% 늘었다.

한국 독자에게는 다소 낯선 현상이다. 한국에서도 의료인력난은 심각하지만, 일본처럼 병원이 간호사 1명을 채용할 때마다 거액의 소개수수료를 민간업체에 내고, 그 비용이 전국적으로 연 900억엔 가까이 불어나는 구조는 쉽게 떠올리기 어렵다. 일본에서는 구직자가 편리성 등을 이유로 민간 소개업체를 많이 이용하고, 병원은 인력 확보를 위해 이 업체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쿄도 내 한 중규모 병원은 2025년 간호사 등 31명을 소개업체를 통해 채용했다. 당직 의사 확보 비용까지 포함하면 수수료 총액은 약 4000만엔에 달했다. 물가 상승과 기존 직원 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이 병원은 적자를 기록했다. 병원 측은 헬로워크에 구인을 내도 응모가 거의 없어 중도채용의 80%를 민간 소개업체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병원이 간호사 확보에 민감한 이유는 진료보수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일본에서는 병원 수입의 핵심인 진료보수 일부가 간호사 배치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간호사가 부족해지면 병원 수입도 줄어들 수 있다. 결국 병원은 수수료 부담을 알면서도 간호사를 확보하기 위해 민간 소개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인력난이 비용 증가와 수입 감소를 동시에 부르는 구조다.

의료계는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사회는 지난 3월 병원단체들과 함께 소개수수료 상한 설정 등 인력소개사업 규제 강화를 후생노동성에 요청했다. 마쓰모토 요시로 일본의사회장은 의료기관의 인재 확보가 어려워지면 지역 의료 제공 체제를 흔들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후생노동성은 수수료 상한 설정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대신 무료 공공구직창구인 헬로워크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헬로워크 직원이 연중 의료기관을 찾아 구인 정보를 모으고, 간호사를 위한 공적 소개서비스와 구인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재무성도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진료보수는 보험료와 세금으로 충당되는 만큼, 의료기관 경영 재원이 필요 이상으로 소개수수료로 흘러가면 보험료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의료인력 중개비 문제는 단순한 병원 경영난을 넘어 지역의료 유지와 국민 부담 문제로 번지고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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