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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공간에서 시작됐다”…이수연 경제실장, 서울대공원 혁신 비화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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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기자

승인 : 2026. 05. 19. 01:09

‘공무원 이수연, 서울대공원을 바꾸다’ 출간…정원도시 철학까지 담아
이수연 서울시 경제실장
이수연 서울시 경제실장이 서울대공원장 재직 시절 추진했던 정원 프로젝트와 조직 혁신 실험의 전 과정을 담은 책 『공무원 이수연, 서울대공원을 바꾸다』를 펴냈다.

책은 2021년 1월 서울대공원장으로 부임한 저자가 서울대공원을 ‘거대한 정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추진했던 다양한 시도와 시행착오, 조직 내부의 갈등과 변화 과정을 담은 기록이다. 단순한 공간 개선 사례를 넘어 공공조직 혁신과 감성 행정의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저자는 서울대공원의 푸르고 광활한 풍경 속에서 역설적으로 “늘 한결같은 초록은 지루할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이후 세계적 정원 명소인 캐나다 부차드 가든의 풍경을 떠올리며 서울대공원을 시민들이 사계절 내내 다양한 정원의 색채와 감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구상에 착수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서울대공원 꽃의 숲 프로젝트’다. 저자는 공간 조성과 조직문화 혁신, 시민 체험 프로그램 확대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변혁”이라고 표현한다.

◇ “하루 평균 2만보”…현장에서 시작된 혁신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 ‘하드웨어를 혁신하다’에서는 직원 문화 개선과 근무환경 정비, 시민 편의 확대를 위한 공간 혁신 과정을 다룬다.

2부 ‘서울대공원 꽃의 숲 프로젝트’에서는 공원 곳곳에 정원을 조성하고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기획한 과정을 소개한다. 저자는 서울대공원의 숨은 녹지 잠재력을 발굴해 정원으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3부 ‘소프트웨어, 감성의 힘’에서는 시민들이 서울대공원에서 특별한 추억과 감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실험을 담았다.

특히 저자는 변화의 출발점으로 ‘관찰’을 강조한다. 그는 서울대공원을 바꾸기 위해 하루 평균 2만보 이상을 걸으며 현장을 살폈다고 회상한다. “인생에서 가장 많이 걷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걸으면서도 내내 즐겁고 뿌듯했다”는 말에는 공원의 문제점을 직접 발견하고 잠재력을 찾아내려 했던 현장 행정가의 태도가 담겨 있다.

책 전반에는 저자가 강조하는 ‘감수성 행정’ 철학도 녹아 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공직 사회에 필요한 덕목으로 감수성과 공감 능력을 꼽는다.

저자는 “새로움을 받아들이려는 태도와 감수성이 예술적 감각과 공감 능력을 키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설명한다. 또 “변화는 선언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공간과 제도, 사람과 언어가 함께 바뀔 때 비로소 조직은 움직인다”는 문장을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로 제시한다.

그는 “공간이 바뀌어야 사람의 태도도 바뀐다”며 “하드웨어를 바꾸고, 소프트웨어를 다듬고, 그 위에 감성을 얹는 것, 그리고 그 순서를 지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행정이었다”고 강조한다.

◇ 바이오필리아 철학 담은 ‘정원도시 행정’

책에는 저자가 추구해온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철학도 깊게 반영돼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을 그리워한다는 개념으로,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의 ‘정원도시 비전’과 바이오필릭 시티 디자인, 자연치유와 자연처방 개념 등을 행정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자연 요소를 도시 공간 속에 통합시키는 것이 단순한 조경 차원을 넘어 시민의 행복과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정책이라고 바라봤다. 서울대공원 변화 역시 이러한 철학 위에서 추진됐다는 점을 책 곳곳에서 강조한다.

◇ 각계 전문가 추천 이어져

추천사에는 서울대공원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전문가들의 평가가 담겼다.

김동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총장은 “정원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하드웨어를 바꾸어야 감성과 열정이 살아난다는 사실을 저자가 체험한 경험을 통해 가식 없이 그려내고 있다”며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따뜻한 리더십으로 일궈낸 결실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고 평가했다.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총감독인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는 “대개 공공조직은 변화를 반기지 않는데, 이수연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열정으로 변화의 가치를 추구한 공무원이었다”며 “이 책은 서울대공원을 거대한 정원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고민과 준비, 과정, 그리고 숨겨진 갈등까지 진솔하게 풀어낸 서사이자 기록”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서울대학교 교수는 응급처치 교육의 ‘팀 다이내믹스’ 개념을 언급하며 “적확한 의사소통과 역할 분담, 상호 신뢰와 존중이라는 요소들을 경직된 행정조직 안에서 구현해 조직 전체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게 만든 과정을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책은 단순히 서울대공원을 바꾼 기록이 아니라 시민의 삶 속으로 공간을 다시 돌려놓은 흥미로운 기록”이라고 덧붙였다.

황지해 영국 첼시플라워쇼 금매달 수상·정원 디자이너는 “행정의 기록을 넘어 공간이 인간의 마음과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깊은 증언”이라며 “거창한 선언보다 공간을 바꾸며 사람을 변화시킨 조용한 기록 속에서 행정이 인간다움에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담담하게 드러난다”고 추천했다.

◇ 서울시 정원도시 정책 이끈 행정가

이수연 경제실장은 서울대학교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제1회 지방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공공정책학 석사학위를, 미국 캘리포니아 웨스턴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시 언론담당관, 서울로7017 운영단장, 중랑구 부구청장, 서울대공원장,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등을 거쳤으며, 2024년 1월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에 부임해 서울시의 ‘정원도시 서울’ 정책을 이끌었다.

특히 서울대공원장 재직 당시 ‘꽃의 숲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대공원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고, 정원도시국장 시절에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뚝섬한강공원과 보라매공원을 시민대정원으로 탈바꿈시켰다.

또 ‘문밖을 나서면 5분 안에 정원을 만나는 도시’를 목표로 서울 곳곳에 매력정원과 동행정원을 조성하며 ‘5분 정원도시 서울’ 비전을 추진해왔다. 현재는 서울시 경제실장으로 재직하며 산업·민생·도시경쟁력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안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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