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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정상회담 다극 체제 선언, 미 대략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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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6. 05. 20. 15:24

20일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회담
美 견제 위한 다극 체제 선포
글로벌 현안과 양국 협력 방안도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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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거행된 환영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악수를 하고 있다. 둘은 정상회담에서 다극 체제 도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1극 체제를 극복할 글로벌 다극 체제 도래의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주창했다. 당연히 회담 후 작성한 양국의 공동선언문에 이를 포함시켰다. 앞으로 두 슈퍼 파워의 압박을 더욱 강력하게 받을 수밖에 없는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난감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양 정상이 회담에서 작심한 채 토로한 발언을 봐도 이런 단정은 정곡을 찌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시 주석의 발언을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중동과 걸프 지역 상황이 전쟁과 평화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미국이 일으킨 중동 전쟁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역시 예상대로 가장 먼저 피력했다. G1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다극 체제 구축의 주역이 될 G2의 입장에서 사실상 전쟁 발발의 책임을 물었다고 해도 괜찮다.

지난달 자신이 제안한 '중동 평화와 안정을 위한 4대 원칙'을 언급하면서 "이는 국제 사회의 합의를 더욱 결집해 상황을 완화하고 전쟁 종식과 평화를 촉진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동맹인 유럽연합(EU)의 시각으로 볼 때도 도를 넘어서는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중국과 러시아가 적극 제어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혔다고 해야 한다.

시 주석과는 40여회 이상 만난 브로맨스(남성 간의 끈끈한 우정)를 자랑하는 푸틴 대통령도 즉각 화답했다. "양국의 긴밀한 전략적 관계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안정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요지의 화답으로 미국 견제에 필요한 다극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국의 절대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역설했다.

"모든 참여국의 이익 균형을 바탕으로 한 다극적 세계를 형성하는 복잡한 과정이 진행 중에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더 민주적인 세계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발언에서 확연하게 나타나는 주장은 더욱 노골적이라고 해야 한다. "중국 친구들과 함께 공정하고 민주적인 세계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이 마치 사족처럼 들릴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문제 같은 글로벌 현안과 정치를 필두로 경제, 안보 등의 거의 전 분야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 협력 문제와 관련, 러시아가 중국의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국이라는 사실을 유독 강조했다. "불리한 외부 요인 속에서도 우리의 협력과 경제적 관계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면서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국제적 상황에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특히 더 필요하다"고도 언급한 사실을 봐도 이는 잘 알 수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이후 연내 몇번 더 만날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8월 31일과 9월 12일, 11월 18일에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인도 뉴델리, 광둥(廣東)성 성 선전에서 각각 열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통해 재차 대면할 것이 확실하다. 말할 것도 없이 이때에도 미국을 견제할 다극 체제 구축을 지속적으로 주창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적극 대응을 모색할 만큼 난감한 처지가 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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