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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받는 쿠바, 근로자 평균 월급 13달러…“박봉 의사 관두고 택시 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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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승인 : 2026. 05. 20. 15:42

ILO 제출 보고서, 노동·복지 체계 붕괴 실태 지적
"은퇴자 대다수 연금으로 기본 생활조차 어려워"
산업안전 교육 부실…근로자 정부기관 불신 심화
CUBA-CRISIS/BLACKOUTS <YONHAP NO-1065> (REUTERS)
14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거리에서 전기 자동차들이 주행하고 있다./로이터 연합
미국으로부터 군사·경제 압박을 받고 있는 쿠바의 시민들이 열악한 노동·복지 환경 속에서 극심한 생계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균 월급으로 기본 식료품조차 구매하기 어려운 데다 연금·의료·산업안전 체계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파라과이 매체 난두티에 따르면 쿠바독립노조연맹(ASIC)은 내달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쿠바의 열악한 노동 환경 실태를 담은 '2025년 연례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노동 및 노조 권리 관측소와 공동으로 작성한 이 문서에는 쿠바의 노동환경, 임금, 노조 활동 현황, 빈곤 등의 문제가 담겼다.

특히 쿠바 국가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공식 평균 월급은 6930페소인데 이는 비공식 환율인 달러당 533페소를 적용해 환산하면 약 13달러(약 2만원)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현황을 보여줬다. 보건 부문 근로자의 1개월 급여로는 달걀 1판, 돼지고기 1파운드, 식용유 1ℓ조차 구입하기 어렵다. 작년 기준 이들 품목 가격은 각 2992~6889페소 수준이다.

전문직도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다. 수도 아바나의 한 교민은 최근 연합뉴스에 "의사 월급이 얼마 되지 않는데 택시를 몰면 하루에도 수십 달러를 벌 수 있다"며 "요즘 택시는 부르기도 어렵고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에 기회만 되면 택시 기사로 전업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연금생활자의 상황도 열악하다. 살바도르 발데스 쿠바 부통령은 지난해 2월 "우리 은퇴자들의 월평균 연금은 1525페소(약 3만7000원)"라며 "그 돈으로는 생활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9~10월 60세 이상 국민 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9%가 연금으로 기본적인 생활비를 충당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97.8%는 추가 소득을 구해야 한다고 했고 90.7%는 은퇴 후에도 계속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95.7%는 의료 서비스와 의약품을 제공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130만명이 넘는 수급자의 연금을 인상했지만 보고서는 그 인상분이 2025년 말 기준 전년 대비 14.95% 상승한 물가에 의해 사실상 상쇄됐다고 분석했다.

산업 안전 부문에서는 제대로 된 보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응답자의 82.4%가 직장 안전과 관련된 공식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으며 82.9%는 도로 및 차량 노후화로 인해 출퇴근길 사고가 증가했다고 인식했다.

직장 관련 사고 발생 시 정부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이는 95.5%에 달했다. 보고서는 이를 정부의 행정적 결함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정부 기관을 신뢰하지 않게 되면서 산업재해 예방 및 권리 보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으로 해석했다.

쿠바 경제는 지난해 기준 2019년 대비 10% 가까이 위축됐다. 농업 생산량은 2020년과 비교해 5년 새 53.4% 감소했다.

관광객은 2025년에 전년 대비 18% 줄었고 호텔 객실 점유율은 18.9%에 그쳤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전국 전력망이 붕괴되면서 장기간의 정전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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