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평균 기온은 무조건 높아
5월부터 이미 30도…온열질환 사망자도
일찍 달궈진 상황에서 맞는 여름
기상청도 발맞춰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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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 따르면, 올 6~8월 평균기온이 평년 수준(23.4~24.0도)보다 높을 확률은 60%에 이른다. 평년과 유사할 확률은 30%, 낮을 확률은 10%에 그친다. 한반도 상공 기압이 주변보다 높아지면서 형성된 기압능이 북쪽의 찬 공기의 유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본래 초여름으로 여겨졌던 6월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닥칠 전망이다. 오는 6월 말까지 전국의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은 90%에 이른다.
매년 더욱 뜨거워진 여름이 찾아오는 것은 더이상 새롭지 않다. 우리나라 여름철 평균 기온은 2020년 23.9도에서 2024년 25.6도, 2025년 25.7도로 급증하며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기후 위기 가속화로 인해 해수면이 뜨거워진 것이 주된 이유다. 해수면 기온이 상승하면 여름철 더위를 유발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이 견고해지고 오래 유지된다. 여기에 티베트고기압 크기가 커져 한반도 위에 겹치면, 마치 두꺼운 이불을 두 겹 덮은 것처럼 돼 지난해와 같이 '극한 폭염'도 잦아지는 것이다. 기상청이 전망한 올해 해수면 온도와 연 평균기온 모두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0%다. 역대 최고로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지난해보다 올해가 나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의미다.
심지어 올해는 더위가 예년보다 빨리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6월부터 낮 기온이 40도 안팎을 맴도는 극한 폭염이 이어지더니, 올해는 5월부터 낮 기온 30도 수준인 날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서울은 지난 14일 낮 최고기온 31.4도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일주일 먼저 30도를 넘겼다. 때 이른 불볕 더위에 온열질환자도 속출했다. 질병관리청이 집계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전국에 온열질환자 수는 69명에 이른다. 지난해는 같은 기간 15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4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심지어 지난 16일에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80대 남성이 온열 질환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더위가 더 일찍, 강하게 시작되는 현상 역시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 최근 30년(1996~2025년) 동안 5월에 서울 기온이 30도 이상인 날은 총 35일로 과거 30년(1966~1995년)의 12일보다 3배가량 늘었다. 한반도에 봄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미 달궈진 한반도에 6월부터 이동성 고기압이 더해지기 때문에 예년보다 더 큰 무더위가 닥치게 된다. 이동성 고기압은 낮 동안 기온을 급격하게 상승시키는 맑은 날씨를 유발한다. 이어 7~8월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열기를 가두면서 본격적인 '찜통 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북대서양의 해수면 온도 패턴으로 우리나라 상층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고, 태양 복사량 증가와 단열승온 효과로 기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오는 7월부터 북인도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반도는 온난화 속도가 전 지구적으로 빠른 편이기 때문에, 기후 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는 수십년, 수백년 단위로 관측되던 기온 상승세가 점차 짧은 주기로 보이는 것이다. 기상청과 환경부가 지난해 발간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1906년~2005년) 한국의 평균기온은 1.7도 상승해 전세계 평균 상승폭(0.75도)의 2배를 넘어 섰다. 국립기상과학원은 "2도 이상 온난화가 진행되면 인류는 경험해보지 못한 모험세계에 들어가게 된다"고 경고했다.
강수 역시 지난해와 같은 기습 호우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 강수량 자체는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20%에 그치지만, 단시간 국지적인 패턴이 반복되면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여름철 발달한 저기압과 대기불안정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극한 기후가 예상되는 여름을 앞두고 기상청도 대비에 나섰다. 올해부터 기존 '주의보·경보' 2단계로 구성된 폭염특보에 이보다 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신설됐다. 폭염중대경보는 폭염경보 수준인 지역에서 일최고체감기온 38도 이상 또는 일최고기온 39도 이상인 날이 하루만 예상돼도 내려진다. 밤 동안 폭염을 감지하는 '열대야주의보'도 마련됐다. 이는 폭염주의보 수준 이상인 지역에서 밤 최저기온 25도 이상인 날이 하루만 예상돼도 내려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존 폭염특보 수준을 뛰어넘는 극단적인 날씨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상 기후 시대에 발맞춰 대응하기 위해 경보 체계를 정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