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열 산업성장실장 "기존 방식으론 제조 경쟁력 못 지켜"
현장선 "中 추격·美 공급망 재편 대응 제조AI 생태계 구축 시급"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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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부는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회 M.AX 컨퍼런스 및 산업성장포럼'을 열고 제조업 AI 전환 전략과 산업 현장 적용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에는 학계·산업계·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제조 AI 확산 방향과 글로벌 경쟁 환경 변화 등을 집중 진단했다.
포럼을 주재한 김성열 산업통상부 산업성장실장은 "과거와는 다르게 제조업에 AI를 경쟁국보다 더 잘 접목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며 "해외에 나가보면 압도적인 자금력과 생산력,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국가들이 많은데 기존 방식만으로 우리 제조업 경쟁력을 지킬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조 현장의 인력난과 기술 단절 문제를 핵심 리스크로 지목했다. 김 실장은 "사람을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고, 어렵게 채용해 교육해도 금방 회사를 떠난다"며 "현장 명장·명인들이 퇴직을 앞두고 있지만 그 이후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산업부는 이에 대응해 제조기업·AI기업·대학·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제조 AI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11개 분과, 1500여 개 기업·기관이 참여 중이며 정부는 올해 제조 AX 관련 예산으로 1조1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AI 팩토리와 산업용 로봇, 휴머노이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등이 주요 지원 분야다.
김 실장은 "한국 제조업의 AI 전환을 위해 필요한 모든 플레이어들을 하나의 연합 함대처럼 묶어냈다"며 "이제는 실제 성과를 내야 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제조업 AI 전환이 단순 생산성 개선을 넘어 산업 패권 경쟁과 직결된다는 진단도 잇따랐다.
박정호 명지대 교수는 AI 전환 과정에서 국내 제조업의 부가가치가 해외 빅테크로 유출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AI 도입으로 기업 부가가치는 높아질 수 있지만, AI 에이전트·클라우드·플랫폼 이용 비용 상당 부분이 해외 빅테크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산업부가 제조 AI 생태계 전체를 산업 관점에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에는 유형 자산보다 데이터·알고리즘 같은 무형 자산 비중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제조 데이터 관리와 산업 생태계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호 성균관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제조 AI를 중심으로 공급망과 산업 패권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1~3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국가들이 세계 패권을 가져갔다"며 "4차 산업혁명 격인 AI 기반 자율 제조 시대에서 한국도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조 현장의 노후 설비와 중소기업 투자 여력 부족은 해결 과제로 꼽혔다. 이 교수는 "30~40년 된 제조 장비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기존 설비를 AI 기반으로 개조할 수 있는 현실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 현장 사례도 공개됐다.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는 "중국과 경쟁하려면 결국 24시간 7일 가동되는 공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사람 중심 제조 방식만으로는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2차전지·반도체·자동차 부품 공장 사례를 소개하며 "제조 AI의 핵심은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공장 전체 데이터를 연결해 AI가 실시간으로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 공급망 구조 변화 가능성도 언급됐다. 박 대표는 "현대차도 수천 개 협력사를 지금처럼 유지하기보다 공급망 자체를 더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3·4차 협력사까지 제조 AX가 확산되지 않으면 산업 전체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제조업 AI 전환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정부 주도로 제조 AI 투자와 공급망 재편 경쟁에 나선 가운데 한국 역시 제조 현장 중심의 AI 적용 속도를 높이지 못하면 산업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산업부도 향후 제조 데이터·로봇·피지컬 AI 등을 주제로 M.AX 컨퍼런스를 연속 개최하며 제조업 AI 전환 정책을 본격 확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