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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8.43(2020년=100)으로 전월(125.35)보다 2.5% 상승했다. 월간 상승률 기준으로 IMF 외환위기 때이던 1998년 2월 이후 가장 높다. 생산자물가는 8개월 연속 상승세다. 석유류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석유·석탄 제품 가격은 전월 대비 31.9% 올랐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73.9% 상승률로 2022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서비스 물가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금융·보험 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26.2% 올라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계부채의 역대급 상승은 물가 관리의 어려움을 가중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조원 증가했다. 8개 분기 연속 증가세이면서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대출뿐 아니라 아직 결제가 안 된 카드 사용액까지 포함한 포괄적 지표로, 이른바 '영끌'과 '빚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택 관련 대출은 1178조6000억원으로 8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6·27 대책 이후 둔화세를 보이다가 3개 분기 만에 다시 커졌다.
은행보다 비은행 대출이 급증했다는 것은 국민의 고통이 그만큼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1009조6000억원으로 2000억원 감소한 반면, 상호금융·저축은행·신협 등 비은행 가계대출은 325조원으로 8조2000억원 급증했다. 특히 비은행권 주택 관련 대출이 10조6000억원 늘어났다. 은행 대출이 막히자,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2금융권을 찾은 결과다. 증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의 신용공여는 4조8000억원 급증했다. 활황 증시에 올라타기 위해 빚을 낸 이들이 많았다는 증거다.
자산 가격이 오를 때는 '영끌'이나 '빚투'의 위험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 상황이 되고 거기에 금리까지 올라간다면 갑자기 빚 부담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통화당국은 금리를 올리자니 이자 부담을, 금리를 유지하거나 낮추자니 물가 부담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어느 쪽이든 가계의 고통은 피하기 어렵다. 당국은 빚으로 소비와 투자를 떠받치는 구조가 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도 금리와 물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