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가른 안창호함 현지언론 호평 1만4000㎞ 항해 완수… K기술력 입증 내달 말 CPSP 최종 결정 獨과 맞대결 "이제 승부는 산업 혜택과 납기" 분석
24일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기지에서 캐나다 해군 장병들이 입항하는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 3000톤급) 장병들을 환영하고 있다. /제공=해군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기지 부두에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이 닻을 내린 24일(현지시간), 부두 주변 풍경은 여느 함정 입항과 달랐다. 캐나다 현지 언론들은 이 장면을 "한국이 가장 공격적이고 화려한 방식으로 자국 잠수함을 쇼케이스하고 있다"고 평했다. 같은 날 오타와시티즌의 데이비드 푸글리에제(David Pugliese) 기자는 "한국은 군과 방산업체가 함께 캐나다 서안까지 실제 잠수함을 직접 몰고 왔다"며 "독일 TKMS가 모델과 브로슈어로 경쟁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접근"이라고 분석했다.
펫첼 캐나다 태평양사령관(해군 소장)의 반응은 한국 측에 고무적이었다. 그는 에스퀴몰트 기지에서 기자들에게 캐나다 잠수함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어제 당장 필요하다(I need them yesterday)"고 말했다. 12척 구매는 캐나다를 진정한 "잠수함 강국(submarine nation)"으로 만드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캐나다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 중 실제 작전 가능한 것은 단 1척이다.
캐나다 차기 초계잠수함 사업(CPSP)의 최종 결정이 불과 몇 주 앞으로 다가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026년 2분기 말, 즉 6월 말까지 결정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경쟁 상대는 독일 티센크루프(TKMS)의 212CD 잠수함이다. 한화오션의 KSS-Ⅲ와 TKMS의 212CD, 두 기종 모두 캐나다 해군의 기술 요건을 충족한다는 판정이 이미 나와 있다. 승부를 가르는 것은 결국 산업 혜택과 납기, 그리고 외교적 신뢰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이 25일(한국 시각) 6·25전쟁 캐나다 참전용사 추모를 위해 캐나다 빅토리아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김 총장은 참배 직후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싸워 준 캐나다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대한민국은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며,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을 수호하기 위해 캐나다 해군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공=해군
이용철 방사청장은 25일 에스퀴몰트 입항 행사 참석에 이어 방문 후반기에는 캐나다 최대 국방안보전시회 'CANSEC 2026'이 열리는 오타와에서 캐나다 정·관·군 핵심 인사들과 집중 접촉한다. CANSEC은 매년 오타와에서 열리는 캐나다 최대 방산 행사로, 국방조달 결정권자들이 집결하는 자리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KSS-Ⅲ 잠수함 모형이 주목을 끌었다. 한화오션 캐나다 법인 CEO 글렌 코플랜드는 KPMG 분석을 근거로 2026~2044년 캐나다 내 경제 기회 600억 캐나다 달러, 연간 평균 2만2500개 일자리 창출, GDP 기여 940억 캐나다 달러를 약속하고 있다.
캐나다 현지 언론들의 분석은 냉정하다. CBC, 글로브앤메일, BNN블룸버그 등은 "이제 승부는 산업 혜택과 납기"라고 공통적으로 짚는다. 한화는 2026년 계약 시 첫 함을 2032년, 4척을 2035년 이전에 인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TKMS는 첫 함 2034년, 두 번째 함 2037년을 약속하고 있다. 코플랜드 한화디펜스캐나다 CEO는 "첫 함이 2032년에 온다. 이 납기를 맞출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못 박았다. CBC는 "서울은 자국의 가장 강력한 논거를 캐나다 제독들이 계획을 세우는 항구에 직접 몰아넣었다"고 평했다. 6월 말 카니 총리의 결정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