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원불교 AI기술 현장 할용에 관심
개신교, 목회자 중심 활용에 규범 제정 속도
|
#불기 2570년(2026년)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서울 조계사 앞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로봇 행자가 휴머노이드에 맞는 '오계'를 통해 스님으로 탄생한 것이다.
#2024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는 '열암곡 마애부처님의 고민상담소'가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챗GPT 기술을 활용한 이 프로그램은 관람객이 자신의 고민을 입력하면 AI로 구현된 열암곡 마애부처님이 불교적 지혜를 바탕으로 답을 전한다.
AI(인공지능)시대를 맞아 종교계도 변화를 피하진 못했다. 교회 담임목사들 사이에서 AI를 설교 준비에 활용하고 청년들이 불교 이론을 AI로 공부하는 것은 거의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이 때문에 종교계에선 피할 수 없는 한 AI를 잘 활용하자는 측과 윤리 규범으로 AI가 인간성을 훼손하지 못하게 막야야 한다는 두가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9일 종교계에 따르면 개신교·불교·가톨릭(천주교)·원불교 등 국내 4대 종교 가운데 AI 관련 윤리 제정에 가장 힘쏟고 있는 쪽은 가톨릭이다. 특히 가톨릭 교회는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인간성의 존엄함을 강조하고 나섰다.
교황 레오 14세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교황청 시노드 강당에서 즉위 후 첫 회칙(Magnifica Humanitas·위대한 인간성)을 발표하며 "AI가 인간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무장해제돼야 한다"며 "(AI를 통해) 또 하나의 바벨탑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공동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회칙이 중요한 것은 교황이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와 주교들에게 전하는 최고 권위의 사목 교서라는 점 때문이다. 사실상 종교적 가르침을 넘어 국제사회가 현대 사회 이슈에 대응하는 지침서 역할을 한다. 회칙 발표 현장에는 AI기업 앤스로픽 공동창업자도 참석해 향후 가톨릭 교회가 기술계와 함께 AI 윤리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을 짐작케 했다. 한국천주교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천주교주교회의 상임위원회도 지난 12일 AI 관련 전문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하고 AI 관련 지침 마련을 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은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다. 다만 불교계는 AI를 포교 현장에 활용하는 쪽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지난 7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에 인류에 부정적인 정보 대신 자비를 학습시겨야 한다"며 "(그래서) 우리의 고통을 없애고 평안에 이르는 데 AI가 보조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활용에 방점을 찍은 것이 불교계의 입장인 셈이다.
AI를 대하는 태도는 원불교도 불교와 비슷하다. 원불교는 원불교 정책연구소 산하에 'AX(인공지능전환) 위원회'를 설치해 대응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정보의 왜곡과 편향을 막기 위해 원불교 교리와 자료에 특화된 '독자적인 데이터 플랫폼 및 거대 언어 모델(LLM)'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불교 관계자는 "AI 기술을 경원시하거나 배척하기보다, 포용 및 공존의 마인드를 확립하고 있다"며 "대신 종교가 사회의 '또 다른 가족'으로서 공동체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성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개신교계는 AI를 목회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국내 교회 담임목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설교 사역에 AI를 활용하는 목회자 비율은 2023년 17%에서 올해 58%로 몇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났다.
다만 응답자들도 AI를 활용한 사역에 대해 우려가 컸다. 주된 이유는 '개인적 연구 및 묵상 감소'와 '설교자로서의 성찰 부족'을 들었다. 개신교계 안에서도 AI 관련 윤리 및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목회자들이 설교 사역에 AI를 활용하는 비율이 내년에는 더 높게 나올 것"이라며 "목회자들의 활용도가 늘어난 것에 비해 설교에 AI를 쓰는 것을 성도들이 질색하는 분위기라 AI관련 규범 논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곧 교단 차원의 논의 테이블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