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펌프·스마트홈·주방가전…경동나비엔 사업 확장 “관리 훨씬 편해졌다”…서귀포서 먼저 써본 히트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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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규 나비엔 하우스 제주점 대표가 히트펌프 시스템과 축열탱크(300L) 등 주요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장지영 기자
지난 28일 제주시 오라이동에 위치한 경동나비엔 체험공간 '나비엔하우스 제주점'. 현장 안내를 맡은 박남규 나비엔 하우스 제주점 대표는 기자들에게 "저희가 어디 회사인지 아세요?"라고 물었다. 보일러 회사 아니냐는 답이 돌아오자 그는 "이제는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나비엔하우스 제주점은 경동나비엔의 사업 확장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1층과 2층에는 보일러뿐 아니라 환기 시스템, 제습냉방 솔루션, 주방가전, 월패드, 스마트홈 기기 등이 들어서 있다. 난방기기 제조업체를 넘어 주거 공간 전반의 에너지와 공기질을 관리하는 기업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 곳곳에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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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규 나비엔 하우스 제주점 대표가 옥상에 설치된 히트펌프 온수 수영장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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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 히트펌프 온수기(HPWH) 2대. 나비엔하우스 수영장 온수 공급에 사용 중인 미국 수출용 제품이다./장지영 기자
건물 한편에는 히트펌프 공기열 보일러를 활용한 수영장이 마련돼 있다. 수온은 37도로 유지된다. 수영장은 히트펌프의 에너지 효율을 체감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공간이다.
나비엔하우스에서는 제품 전시와 함께 히트펌프 설치 교육도 진행된다. 제주 지역 시공업체와 인테리어 업체들이 주요 교육 대상이다. 참가자들은 직접 배관을 연결하고 장비를 다루며 히트펌프 시스템을 익힌다.
히트펌프는 냉매 순환 과정을 통해 외부 공기에서 열에너지를 흡수해 물을 데우는 방식이다. 연료를 직접 태우지 않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고 영하의 날씨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경동나비엔은 기존 가스보일러 사업에서 축적한 온수 제어 기술도 히트펌프에 적용했다. 여러 곳에서 동시에 온수를 사용해도 설정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2층에 올라서자 경동나비엔이 그리는 미래 청사진이 펼쳐졌다. 청정환기 시스템과 제습냉방 솔루션, 온수매트, 인덕션, 월패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홈 기술이 한 공간에 전시돼 있었다. 음성 명령만으로 조명과 냉난방 기기를 제어하는 기능도 시연됐다. "헤이 나비엔, 조명 꺼줘." 박 대표의 말이 끝나자 실내 조명이 순식간에 꺼졌다. 그는 자회사 코맥스의 얼굴인식 도어락도 향후 연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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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엔하우스 제주점 주방기기 전시 코너. 경동나비엔은 SK매직 영업권 인수 후 가스레인지·인덕션·레인지후드 등 주방가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장지영 기자
주방 공간에는 인덕션과 연동해 자동으로 작동하는 환기 후드가 설치돼 있었다. 요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와 냄새를 실시간으로 제거하는 제품이다. 경동나비엔이 주방가전과 공기질 관리 기업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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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의 한 단독주택 마당에 설치된 경동나비엔 공기열 히트펌프 실외기./장지영 기자
이후 나비엔하우스에서 차로 약 1시간 떨어진 서귀포의 한 단독주택으로 이동했다. 경동나비엔이 히트펌프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인 현장을 직접 둘러보기 위해서다. 주택 소유주 박용규 씨는 지난해 11월 기존 기름보일러를 철거하고 10kW급 공기열 보일러를 설치했다. 연간 약 800리터의 등유를 사용하던 난방 시스템을 전기 기반 히트펌프로 교체한 것이다.
박씨는 "예전에는 기름값 변동에 신경을 많이 썼고 수시로 잔량도 확인해야 했다"며 "지금은 전기만 공급되면 돼 관리가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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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의 한 단독주택 보일러실에 설치된 경동나비엔 축열탱크와 배관 시스템./장지영 기자
히트펌프 시스템의 핵심은 축열탱크와 난방·온수 통합 배관 유닛의 조합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유럽식 히트펌프가 저장된 온수를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경동나비엔은 별도 유닛이 온수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구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스보일러 사업을 통해 축적한 온수 제어 기술을 히트펌프 시스템에도 접목했다"고 덧붙였다.
경제성은 향후 보급 확대의 핵심 변수다. 경동나비엔은 태양광 설비와 연계할 경우 소비자 부담 기준 약 400만원 수준의 초기 투자비를 4~5년 내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태양광 없이 현행 전기요금 체계만 적용하면 회수 기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동나비엔이 제주를 실증 거점으로 낙점한 데는 이유가 있다. 제주 지역은 여전히 기름보일러 의존도가 높은 반면, 태양광 보급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단독주택 비중도 높아 히트펌프 보급 확대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나비엔하우스와 실증 주택을 잇는 동선은 경동나비엔의 사업 전략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쇼룸에서 기술을 설명하고 실제 가정에서 성능을 입증하는 방식이다. 제주 실증 사업은 경동나비엔이 그리는 전기화 시대 청사진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