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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 체납에 UN 재정 위기…8월 고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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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숙 기자

승인 : 2026. 05. 31. 13:18

美·中, 유엔 전체 예산 42% 차지
양국 의도적 체납으로 위기 심화
내부적 긴축 단행에도 효과 미미
식량·안보 프로그램 마비 우려↑
JAPAN, UN, nuclear
지난 20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유엔 시스템 최고경영위원회 회의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UPI
UN(유엔)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오는 8월 자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이 파산으로 치닫고 있다"며 "우리 조직의 재정적 붕괴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엔 재정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분담금 체납이다. 미국과 중국의 분담금은 유엔 전체 예산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42억8000만달러(약 6조4000억원) 이상을 체납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이 "낭비적으로 지출한다"고 비판하며 인력 감축과 비즈니스석 여행 축소, 기계 번역 확대 등 유엔이 더 많은 절감 조치를 해야 체납액을 지급하겠다며 조건부를 내건 상태다.

유엔에는 체납액이 직전 2년 치 분담금을 넘어서면 총회 투표권을 박탈하는 규정이 있다. 미국의 경우, 체납이 계속되면 2027년에 투표권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자국이 "사실상의 유엔 1위 재정 기여국"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에 이어 2위 체납국이다.

최근 왕이 외교부장이 미국 뉴욕을 방문하면서 평화유지 비용으로 8억5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를 납부했지만, 현재 4억5500만 달러(약 6857억원)가 밀려 있는 상태다.

유엔 또한 자체적으로 긴축 조치에 들어갔다. 사무국 직원 3000명 감축과 통역 시간 단축, 본부 건물 유지보수 축소 등 전례 없는 긴축을 단행했다.

그러나 유엔은 차입이 불가능한데다, 직원 급여가 전체 지출의 70%를 차지하는 등 구조적인 제한이 있다.

재정 부족으로 현재 아프리카 분쟁 지역에서의 평화유지군 철수가 가속화됐으며, 네팔·방글라데시 등 파병국에 대한 비용 지급도 지연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분담금을 체납하면서 자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미국은 회비를 내지 않고 있고, 중국은 납부 시스템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유엔에는 미납 분담금을 장부상 미사용 예산으로 처리해 회원국에 돌려줘야 하는 회계 규정이 있는데, 이 또한 유엔 재정 악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연말에 남은 자금을 회원국에 환급하는 규정 때문에 실제 운영 자금이 부족해지는 '카프카적 순환'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 고갈이 현실화하면 유엔 직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식량 및 안전 보장 프로그램이 중단될 수 있다는 불안이 조직 내부에서 확산하고 있다.
박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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