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성실의무, 의뢰인 권익 보호 직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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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인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권 변호사가 로펌과 함께 이씨에게 위자료 6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권 변호사는 이씨를 대리해 2016년 가해자들과 학교법인, 서울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 연속 불출석해 패소했다. 민사소송법 268조가 당사자가 세 차례 이상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변론하지 않을 경우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이후 권 변호사가 5개월여간 패소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고 유족 측이 상고하지 못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권 변호사 사건과 유사하게 사건을 방치하거나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등 성실의무를 위반해 징계를 받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홈페이지에 게재된 개인징계 정보 열람 내역에 따르면, 징계 처분 효력 발생일 기준 올해 1월부터 게재된 징계 30건 중 '성실의무 위반'은 12건에 집계됐다.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징계위) 결정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2020년부터 6년간 이뤄진 변호사 징계 858건 중 99건이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했다. 이는 변호사 업무 광고 규정 위반(306건)과 품위유지의무 위반(225건)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다만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징계를 받은 변호사들에 대한 제재는 대부분 비교적 경미한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협 징계위 결정현황에 따르면 징계가 내려진 99건 가운데 과태료 처분이 5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직 19건, 견책 13건, 제명 9건 순이었다.
변호사의 성실의무는 변호사법과 변호사 윤리 장전에 규정된 기본 의무다. 변호사들은 사명에 따라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하며 업무처리에 있어 가능한 한 신속히 의뢰인의 위임 목적을 최대한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두고 소송 법정 기한과 절차가 엄격하게 적용되는 만큼 변호사의 부주의나 과실이 의뢰인의 권익 보호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에서 징계 기준과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행 변호사법 92조는 변호사 징계를 변협 징계위가 심의·의결하도록 하고 있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징계에서 과실 여부가 중요하나,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면 종래의 예를 갖고 와 유사한 수준의 징계를 내리는 경향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결국 재판 불출석의 경우 대다수 사례에 대해 이전부터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변호사 수도 적다 보니 소위 '봐주기'식으로 과태료 처분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재판 불출석은 과태료로 끝날 문제가 절대 아니"라며 "징계위원들은 제3자의 시선에서 객관적으로 훨씬 더 엄중히 사안을 받아들이고 징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