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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동행하는 남산 충정사 “극락왕생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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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6. 06. 1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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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일 반려동물과 양육자 함께하는 프로그램 진행
인간과 똑같은 대우받는 반려동물...정성스러운 천도재
"불교의 자비사상 바탕으로 생명 중심 사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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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산 충정사에서 14일 진행된 반려동물 극락왕생 발원 합동 천도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전통 천도재 양식 그대로를 시연한 것이 특징이다./사진=황의중 기자
서울 중구 남산 충정사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특별한 '동행' 프로그램이 13~14일 주말 동안 펼쳐졌다. 불교적 관점에서 반려동물과 양육자가 함께 공존하는 길을 모색한 이번 프로그램은 도심 속 포교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불교조계종 남산 충정사는 주말인 13~14일을 맞아 반려동물과 양육자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첫날인 13일은 오전부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걷기 명상'과 '선명상'을 충정사와 남산골한옥마을 둘레길을 오가며 진행했다. 이어 오후에는 반려동물과 이별로 발생하는 슬픔과 고통인 펫로스(Pet Loss)를 치유하는 강연이 이어졌다. 반려동물과 걷고 함께 법당에서 명상하는 것은 '지금 현재를 깨어있으려는 것'이라면 펫로스를 다루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이별의 고통을 대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고성제(苦聖諦)를 배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지는 14일 프로그램은 충정사가 불교적 관점에서 반려동물과 인간을 새롭게 관계 설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간중심에서 생명중심으로'라는 생명존중 캠페인 '미앤펫(Me & Pet)' 강연으로 시작해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는 의식으로 반려동물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합동 천도재를 봉행했다.

캠페인 강연을 맡은 반려동물 전문기업 보노몽 박인호 대표는 최초의 반려견인 회색늑대와 호모 사피엔스의 만남을 '자비의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자신의 사냥감을 나눠주는 '자비'를 통해 다른 동물과 달리 회색늑대를 적대적 관계에서 '반려자'로 격상시켰다는 것이다. 반려자로 오른 회색늑대는 이후 인류 역사 속에서 반려동물로 함께했다.

오랜 시간 동반자로 살았다는 것은 이별의 순간마저 소중하다는 뜻이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반려동물과 인간의 합동 천도재는 충정사가 반려동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충정사는 공덕주·선망 조상 위패 함께 반려생명의 위패로 재단을 꾸미고 스님들이 범패로 재를 봉행했다. 영가를 일주문 밖에서부터 맞이하는 시련(侍輦) 의식, 영가들을 부르는 '대령(對靈)', 천수바라·나비춤 등은 인간 천도재와 동일한 정성과 예식으로 치러졌다.

다만 차이는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복위 영가 명에 '기쁨이'와 같은 반려동물의 이름이 있었을 뿐이었다. 수십 명이 참여한 비교적 소박한 천도재였지만 여느 천도재 못지 않은 진지함이 있었다. 일부 반려동물 양육자들은 스님들의 진언 독송에 맞춰 흐르는 눈물을 훔치면서 합장 기도와 영가 전에 삼배를 올렸다.

정성에 하늘도 감읍했던 탓이었을까. 아니면 반려견들의 눈물이었을까. 천도재가 마무리될 때쯤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쏟아졌다. 짧고 시원하게 쏟아진 빗줄기는 반려동물을 먼저 보낸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다.

충정사 주지 덕운스님은 천도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참석자에게 "반려견과 만남도 사람과의 만남 못지않은 소중한 인연"이라며 위로의 말을 건냈다.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덕운스님은 "우리가 이런 행사를 하는 것도 불교의 자비사상을 바탕으로 생명 중심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충정사는 도심 속 포교도량이자 시민들을 위한 사찰로 운영될 것이다. 그중 하나가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이다. 앞으로도 서울시와 함께 반려인에게 열린 도량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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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량 밖에서 영가들을 부르는 시련(侍輦) 의식 모습./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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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천도재에 준비된 영가 위패들. 반려생명 위패를 마련한 만큼 반야용선에도 반려견 모습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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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사 앞마당에서 펼쳐진 반려동물을 위한 합동천도재./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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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재에 앞서 열린 소원성취 단주 만들기 및 지화 체험 부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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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인사말하는 남산 충정사 주지 덕운스님./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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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강연하는 보노몽 박인호 대표./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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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는 반려견과 양육자가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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