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소상공인·중소기업 지불능력 한계 들어 올해 수준 동결 제시
|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근로자위원 측은 올해 최저임금보다 16.3% 인상한 시급 1만2000원을, 사용자위원 측은 올해와 같은 시급 1만320원을 최초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노동계 요구안의 월 환산액은 월 209시간 기준 250만8000원이다.
이날 회의는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여부와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가 모두 부결된 뒤 처음 열린 금액 심의다. 내년에도 모든 업종에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현행 체계가 유지되는 만큼, 최임위 논의의 초점은 최저임금을 얼마나 올릴지로 옮겨갔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 하락과 생계비 부담을 최저임금 인상의 근거로 들었다. 최저임금법이 노동자 생계비를 주요 결정 기준으로 두고 있는 만큼 지불능력이나 생산성만으로 인상률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법에 최우선으로 명시된 노동자 생계비를 반드시 반영하도록 만든 법 취지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며 "최저임금 시급 1만2000원 요구는 고유가와 고물가로 이어지는 실질임금 하락과 저임금·취약계층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가장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현재 우리가 받는 시급 1만320원, 월급 215만6880원은 이것 떼고 저것 떼고 나면 통장을 스쳐 지나갈 뿐"이라며 "물가가 너무 올라 살 수 없으니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최저임금이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수준이 이미 높고 현장의 수용성이 떨어졌다며 동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업종별 구분 적용이 부결돼 모든 사업장에 동일한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만큼 가장 어려운 업종과 영세 사업장의 지불능력을 기준으로 금액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업종별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단일 최저임금을 정해야 하는 만큼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가장 어려운 업종과 규모의 사업장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 전무는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79.7%에 달해 같은 기간 명목임금 상승률 39.6%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22.9%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며 "현행 최저임금조차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이 더 이상 인상되면 한계 상황에 도달한 소상공인들은 이제 사람을 쓸 수 없다"며 "최저임금의 계속된 인상은 키오스크와 무인화, AI 자동화를 가속화시키고 취약계층의 고용 기회까지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은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초요구안을 제시한 뒤 수정안을 거듭 제출하며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논의된다.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고, 노사가 최종안을 제출한 뒤 표결로 결정하는 수순을 밟는다.
공익위원 간사인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오늘은 최저임금 수준 결정 관련 첫 번째 논의를 하는 자리"라며 "각자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하되 객관적인 자료와 사실에 기반한 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다만 업종별 구분 적용과 도급제 근로자 별도 적용 논의에 상당한 시간이 쓰인 데다 노사 최초요구안 격차도 커 올해도 시한 내 심의를 마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은 이의제기 등 행정절차를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 5일까지 확정·고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