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꽃·조각·풍경 아우르며 형식미 조명
국내 첫 공개 대형 흑백사진 연작도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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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소프(1946∼1989)는 20세기 후반 미국 사진계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인물, 누드, 꽃, 정물 등 전통적 사진 장르를 다루면서도 BDSMM(가학·피학성 성적 취향), 퀴어 문화 등 당대 사회가 금기시하던 영역을 과감하게 작품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그의 사진이 오랫동안 예술사적 가치를 인정받아온 이유는 단순한 도발성 때문만은 아니다. 화면을 지배하는 완벽한 균형감과 조각 같은 형태미, 치밀하게 계산된 빛과 그림자가 그를 독보적인 작가로 만들었다.
이번 전시는 여성과 남성 누드, 꽃, 고전 조각, 풍경 등 메이플소프가 평생 탐구한 주요 주제를 망라한다. 서로 다른 소재들이지만 전시장에서는 하나의 공통된 언어로 읽힌다. 꽃은 인체처럼 보이고, 인체는 대리석 조각처럼 보인다. 파도와 풍경마저 하나의 추상적 형태로 환원된다. 결국 그의 관심은 대상 자체보다 형태가 지닌 조형적 힘에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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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소프는 생전 "사진은 조각을 만드는 완벽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의 사진을 보면 그 의미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인물의 근육은 고대 그리스 조각의 비례를 떠올리게 하고, 꽃잎의 곡선은 대리석 표면처럼 단단한 존재감을 획득한다. 그는 사진을 순간의 기록이 아니라 형태를 구축하는 예술로 바라봤다. 우연한 포착보다 철저한 통제를 선택했고, 피사체를 현실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조형물처럼 다뤘다.
그의 예술은 끊임없는 실험의 역사이기도 하다.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회화와 조각을 공부한 그는 사진 콜라주를 시작으로 폴라로이드, 젤라틴 실버 프린트, 컬러 다이 트랜스퍼, 실크스크린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었다. 1989년 4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메이플소프가 현대 사진사에 남긴 영향은 여전히 크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파리 그랑 팔레, 로스앤젤레스 J. 폴 게티 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기관들이 그의 회고전을 개최해왔으며, 작품은 세계 유수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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