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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초간 사퇴 일방적 발표 후 질문도 안받고 떠난 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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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6. 06. 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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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자진 사퇴 "국민께 죄송...모든 것은 감독 책임"
잛은 입장문 읽은 후 질의응답 시간 없이 자리 떠나
기자회견 형식, 태도 도마에
홍명보 사퇴선언<YONHAP NO-0351>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홍명보(57)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의 실패를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홍 감독은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있을 수 없는 자리"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모든 판단의 기준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 감독이란 자리를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는 건 아니다"라며 "대표팀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의 임기는 2027년 1월 아시안컵까지다. 그러나 사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역대 최고로 평가 받는 선수들과 유리한 대진에도 불구하고 32강에도 진출하지 못한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의 압박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조별리그 1, 2차전을 같은 경기장에서 치르고 이동거리까지 짧았지만 최악의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분노하는 축구팬들이 많다.

절차적 공정성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으며 2024년 7월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홍 감독은 이로써 약 2년만에 감독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12년 전 실패를 만회하고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이루지 못했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이번 대회에 걸쳐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두 차례 월드컵 지휘봉을 잡았다. 브라질 월드컵에 당시에도 조별리그 1무 2패라는 성적 부진과 '의리 축구' 논란 속에 자진 사퇴했다. 두 차례에 걸친 홍 감독의 월드컵 성적표는 1승 1무 4패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두 차례의 월드컵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며 '실패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다.

홍 감독의 사퇴에도 후폭풍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모양새다. 이날 기자회견의 형식과 홍 감독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결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하는 자리였지만 기자회견 방식이나 태도가 이에 어울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홍 감독은 약 90초 동안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어 내려 간 후 별도의 질의 응답 시간을 갖지 않은 채 곧 바로 자리를 떠났다. 대표팀이 왜 무너졌는지, 전술과 선수 기용은 적절했는지, 대한축구협회와 어떤 논의를 거쳤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기자회견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통보'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 축구의 최악의 성적을 설명하기에는 90초짜리 입장문으론 부족하다는 의미다. 박문성 축구해설가는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억지로 사과하는 느낌"이라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홍 감독은 사퇴했지만 대한축구협회의 대규모 쇄신이 함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독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부터 월드컵 본선 운영 실패까지 이어진 일련의 과정에 대한 책임 규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함께 나온 박항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지원단장은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낸 것에 대해 대표팀 단장으로서 대한축구협회를 대표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한축구협회는 뼈를 깎는 반성과 성찰로 다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사하는 홍명보 감독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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