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은행장 인선도 변수…승계 구도 시험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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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핵심 자회사 은행을 이끄는 은행장이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회장 연임 문턱이 높아질수록 금융지주 이사회가 후보군을 보다 이른 시점부터 관리해야 하는 만큼, 실적과 경영 능력이 검증된 은행장들에게 회장 승계 기회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올해 4대 시중은행장들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되는 상황에서, 올해 연말 이뤄질 인사가 단순 자회사 인선을 넘어 차기 회장 후보군 관리와도 맞물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내달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달 15일 금융당국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예정된 만큼 업계에서는 발표 시점을 7월 초중순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선안에는 금융회사 CEO 및 사외이사 선임 절차의 투명성·공정성 제고, 성과보수 체계 정비, 이사회 독립성·전문성 강화 방안과 함께 CEO의 장기 연임을 견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그간 지주 회장 3연임을 사실상 금지하는 방안을 핵심 검토 과제로 다뤄왔다. 그중 3연임 제한 규정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아예 명문화하거나, 연임 여부를 주주 특별결의에 부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민간 기업 CEO 임기에 직접적으로 손을 대는 방안인 만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지연되는 동안에도 해당 쟁점에 대해 꾸준히 수정·보완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일부는 기존 금융위 안보다 강화되는 방향으로 보완될 것"이라며 "3연임 관련 부분도 이번에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개선안의 수위에 따라 향후 금융그룹 승계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은 현직 회장이 연임을 통해 6~10년가량 장기 재임하며 후계 구도를 관리해왔지만, 연임 문턱이 높아지면서 회장 임기가 단축될 경우 이사회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더 이른 시점부터 발굴·검증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CEO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과거보다 다양해진 만큼 이제는 회장 후보군도 장기 프로젝트 관점에서 검증하고 관리해야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승계 시계가 빨라질 경우 금융그룹의 핵심 곳간을 책임지는 은행장들이 우선적으로 검증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통상 은행장은 여·수신 영업과 건전성 관리,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등 금융그룹 경영 전반과 맞닿은 현안을 총괄하는 만큼 내부 승계 후보군 가운데 가장 유력한 주자로 손꼽힌다. 지주 회장 체제가 굳어지면서 이전에 비해 영향력은 줄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럼에도 경영 능력을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후계 구도 내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하나금융의 경우 김승유·김정태·함영주 등 역대 회장들이 모두 은행장을 거쳤고, 신한금융에서도 조용병 전 회장과 진옥동 회장이 현직 은행장 시기에 각각 회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최근 이뤄진 회장 선임 절차에서도 현직 은행장들의 존재감은 이어지고 있다. 작년 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에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각각 숏리스트(압축 후보군)에 올랐다. 내달 3일 확정되는 KB금융 숏리스트에도 이환주 국민은행장의 포함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올해 말 이뤄질 시중은행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모두 연말 은행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선안으로 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에 제동이 걸릴 경우, 차기 회장으로 올라설 수 있는 유력한 관문인 은행장 직책을 두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연말 은행장 인선이 각 그룹의 차기 승계 구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 회장 중심 체제가 굳어지면서 은행장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승계 구도에선 여전히 유력 후보군"이라며 "차기 회장으로 가기 위한 관문으로서 은행장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