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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런 시절이 있었냐고? 10년, 20년 전이 아니냐고? 아니다. 불과 3년전인 2023년의 얘기다.
그럼 이건 어떨까. 주가 삼성전자 5만1000원에 시가총액 '302조원', SK하이닉스 16만4800원에 시가총액 '120조원'.
언제적 얘기일까. 너무 달라진 풍경에 쉽게 납득 되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그러니까 2025년, 바로 작년의 기록이다. 참고로 일별 편차는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들어 나란히 시가총액 2000조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주가는 삼성전자 38만원, SK하이닉스가 300만원을 장중 돌파하기도 했다.
불과 얼마전 미래를 불안해하던 두 총수는 이제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영웅'이라 추켜세워졌다. 도합 4700조원이 넘는, 정말 '낯선' 숫자의 서남권 투자로 국가 경제지도를 바꾸려 하고 있다. 3년전 적자 회사의 직원들은 이제 번 돈의 10~12%를 성과급으로 달라며 연 5~6억원을 약속 받아 전국민적 상실감을 가져올 정도가 됐다. 미달이던 대학교 반도체계약학과는 넘사벽이던 의대의 인기에 바짝 다가섰다.
대한민국이 삼성과 SK가 끌고가는 반도체와 AI의 미래에 모든 걸 걸었다. 전국민 주주 시대가 열렸고 지난해 2300~2400선을 오가던 코스피는 이달 900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절반을 두 회사가 차지하고 있고 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 전체의 44%까지 치솟았다. 1분기 양사 합산 영업이익 약 95조원은 국내 500대 기업의 156조원 가운데 약 60%를 차지한다. 그리고 2분기 합산 15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전망이 현실이 된다면, 이제 두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이 다른 국내 전체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돈을 압도하는 셈이다.
한때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이 함께 가는 구도를 말하며 '삼성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이젠 설득력을 완전히 잃었다. 사실상 한 배를 타고 AI 파고를 넘어야 모두가 산다. 글로벌 AI시대 리딩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해야 국가 경제, 아니 국가의 힘이 커진다. 대만이 TSMC와 그 반도체 생태계에 국가 명운을 걸고 정부의 완전 지원으로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떠올리자.
규제와 정치, 노사 갈등과 단기 성과주의가 이들의 발목을 잡는 순간, 기업 하나 경쟁력이 아니라 국가 미래가 흔들린다. 대규모 시설 투자로 갑자기 경쟁력이 생기는 게 아니다. 기업의 빠른 판단과 결단에 따른 신속함과 유연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 3년전의 그 불투명한 미래를 다시 마주할 수 밖에 없다.
곧 정부가 반도체 초과이익에 대한 공론화를 시작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아직 방향성을 예단할 수 없지만 우려가 크다. 많이 번다고 초과이익을 환수한다면 줄어든 투자 여력으로 경쟁사와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까. 훼손되는 주주가치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전 국민이 피해자다. 국가 전략물자이자 기술인 반도체가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 때에야 초과이익이 발생한다는 점도 기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