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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기록유산, 부산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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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7. 0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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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위원회 개최 기념 특별전
'실록' 4대 사고본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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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 /국가유산청
세계유산을 논의하는 국제사회의 시선이 부산으로 향하는 가운데, 조선이 남긴 기록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특별전이 막을 올린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과 왕실 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며, 한국 기록문화가 지닌 세계적 가치를 국내외 관람객에게 알리는 자리다.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과 부산박물관은 7일부터 8월 30일까지 부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를 개최한다.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세계유산 논의의 장이 열리는 부산에서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기록유산과 왕실 문화유산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의 등재와 보존 정책을 논의하는 유네스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올해 부산 개최는 한국이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 분야에서 쌓아온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계기로 평가된다. 이에 맞춰 열린 이번 전시는 세계유산뿐 아니라 세계기록유산까지 함께 조명하며 한국 문화유산의 폭넓은 가치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문화외교의 장 역할도 수행한다.

전시의 백미는 임진왜란 이후 다시 간행돼 정족산·오대산·적상산·태백산 사고에 나누어 보관됐던 '조선왕조실록' 4대 사고본이 처음으로 한 공간에 모인다는 점이다. 동일한 기록을 여러 곳에 분산 보관해 후대에 온전히 전하려 했던 조선의 치밀한 기록관리 체계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이와 함께 '승정원일기', '일성록', '조선왕조 의궤' 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도 함께 전시돼 조선을 '기록의 나라'로 부르게 한 문화적 토대를 보여준다.

8_영조어진
영조 어진. /국가유산청
왕실 문화유산도 대거 공개된다. 국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어보와 어책, 영조와 철종의 어진을 비롯해 영친왕비의 붉은 원삼과 봉황 장식 머리꽂이, 화유옹주 묘에서 출토된 청화백자와 은제 담배갑, 옥잔 등 왕실 생활유물이 관람객을 맞는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문화재를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부산으로 피란했던 영조 어진과 철종 어진이 다시 부산을 찾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국보 '동궐도'와 '청화백자산수화조문대호'도 출품된다. 창덕궁과 창경궁의 건물과 지형, 수천 그루의 나무까지 정교하게 담아낸 동궐도는 조선 궁궐의 공간 구성을 보여주는 대표 회화이며, 청화백자산수화조문대호는 조선 후기 왕실 도자의 뛰어난 예술성과 기술력을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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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궐도. /국가유산청
부산의 역사적 정체성을 조명하는 전시도 마련됐다. 조선시대 대일 외교의 중심지였던 동래부와 조선통신사를 다룬 '초량왜관도', '조선통신사 행렬도' 등을 통해 부산이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관문이었음을 되짚는다.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외교와 평화, 문화교류의 역사를 증명하는 기록유산으로서 국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시 기간에는 화협옹주 묘 출토 자료를 바탕으로 복원한 전통 화장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과 QR코드를 활용한 기록문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세계유산위원회의 부산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기록유산과 왕실 문화유산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국내외 관람객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왕실 유산을 더욱 폭넓게 소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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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왜관도. /국가유산청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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