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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화 뒤 FIFA 징계 유예…미 공격수 발로건, 벨기에전 전격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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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0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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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다 3골 공격수 복귀…FIFA, 출전정지 집행 1년 유예
1962년 이후 첫 본선 예외…정치 개입·형평성 논란 확산
벨기에 "FIFA 설명과 정면 배치…공정 원칙 훼손"
APTOPIX Bosnia US WCup Soccer
미국 축구 국가대표 폴라린 발로건(20)이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SF) 인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미국과 보스니아의 월드컵 32강전에서 팀의 첫 골을 넣은 뒤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AP·연합
국제축구연맹(FIFA)이 5일(현지시간)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프랑스 AS모나코)의 한 경기 출전정지를 1년 유예했다.

발로건은 6일 시애틀에서 열리는 벨기에와의 월드컵 16강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검토 요청 뒤 이뤄진 것으로 FIFA의 정치적 중립성과 형평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Bosnia US WCup Soccer
미국 축구 국가대표 폴라린 발로건(20)과 보스니아의 타리크 무하레모비치(4)가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SF) 인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미국과 보스니아의 월드컵 32강전에서 발로건이 무하레모비치에게 반칙을 범한 뒤 괴로워하고 있다./AP·연합
◇ FIFA, 미 공격수 발로건 출전정지 1년 유예…자동 징계 예외 설명 없어

FIFA는 이날 성명에서 "FIFA 징계 규정 제27조에 따라 발로건의 출전정지 집행을 1년 동안 유예한다"며 "수습 기간 중 발로건이 유사한 성격과 강도의 반칙을 다시 범할 경우 집행유예가 취소돼 기존 처분과 추가 제재가 함께 부과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FIFA는 레드카드를 받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왜 자동 출전정지가 적용되지 않는지에 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짚었다. 이번 결정은 1962년 이후 64년 만에 FIFA가 월드컵 중 레드카드 퇴장 뒤 출전정지 대상 선수를 다음 경기에 출전시킨 첫 사례라고 NYT는 전했다.

브라질의 공격수 마네 가린샤는 1962년 칠레 월드컵 준결승에서 퇴장당한 뒤 브라질 정부의 개입으로 결승 출전이 허용된 바 있다. 당시 탕크레두 네베스 총리 등 브라질 정부 관료들이 FIFA에 탄원해 출전정지를 면제받았고, 브라질은 우승을 차지했다.

아울러 FIFA는 지난해 11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아일랜드전 레드카드로 부과된 3경기 출전정지 가운데 2경기를 1년 유예해 월드컵 첫 경기 출전을 허용했고, 아르헨티나의 니콜라스 오타멘디와 에콰도르의 모이세스 카이세도도 예선 레드카드로 인한 1경기 출전정지를 유예받아 월드컵 개막전에 나섰다고 AP통신이 전했다.

WCup US Balogun Soccer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오른쪽)이 2025년 12월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케네디센터에서 진행된 2026년 월드컵 조 추첨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FIFA 평화상을 수여하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인판티노 FIFA 회장에 재검토 요청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이 열린 지난 2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발로건에 대한 레드카드 판정 재심을 요청했다고 NYT가 이 사안을 잘 아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P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백악관이 인판티노 회장에게 전화로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루스소셜 게시물만을 공식 입장으로 제시했으며 통화 사실이나 결정에 대한 기여를 직접 인정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글에서 "옳은 일을 해 거대한 불의를 바로잡은 FIFA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깊다. FIFA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 캠페인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신설한 FIFA 평화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한 바 있다.

이에 노르웨이축구협회장은 인판티노 회장이 FIFA의 정치적 중립성 규정을 위반했다는 윤리 제소에 참여했다고 NYT가 전했다.

◇ 벨기에 "FIFA 규정 위반"…감독 "만우절인 줄"

벨기에 왕립축구협회(RBFA)는 이번 결정이 FIFA 규정에 어긋난다며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RBFA는 성명에서 FIFA의 결정에 "크게 놀랐다"며 이번 조치가 대회 규정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RBFA는 FIFA가 대회 개막 전 참가국 회의에서 설명한 내용 및 지난 5월 각 협회에 발송한 서한과도 배치된다며 "이번 FIFA 월드컵과 향후 대회에서 모든 참가팀의 정당한 권리와 공정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루디 가르시아 벨기에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FIFA 사무실에서 7월 5일이 유럽의 4월 1일(만우절)인 줄 아는 것 같다"며 "벨기에 축구협회는 자신이나 국가대표팀이 아니라, 축구 전반과 그 무결성·윤리를 수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르시아 감독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가능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 행사 여부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AP가 전했다.

◇ NYT, 이란 처우와 대비…형평성 문제 확산

NYT는 FIFA가 이번 대회 기간 중 이란 대표팀 선수들에게 멕시코 체류를 요구하고, 미국 내 체류 시간을 제한해 비판받은 것과 이번 미국 선수 선처를 대비하며 형평성 논란을 제기했다.

전 영국 프리미어리그 심판 그레이엄 스콧은 "FIFA는 그야말로 스스로가 법"이라며 카타르의 아심 마디보가 캐나다의 이스마엘 코네의 다리를 부러뜨려 1경기 출전정지가 5경기로 상향된 사례를 들어 발로건 사건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발로건은 이번 대회에서 미국 대표팀 최다 3골을 기록해 랜던 도노반이 2010년 세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3골은 1930년 첫 대회에서 4골을 넣은 버트 파테나우드에 이어 미국 선수 역대 공동 2위에 해당한다.

발로건은 뉴욕 브루클린 출생으로 나이지리아계 부모를 둔 25세 공격수로 국가대표 경기(A매치) 30경기에서 12골을 넣었으며 2023년 잉글랜드 21세 이하(U-21) 대표팀에서 미국 대표팀으로 소속을 변경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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