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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감사의 정원’은 상징 공간의 조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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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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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명예교수
광화문광장은 국가상징공간이요 과거·현재·미래를 이어가는 역동적 공공공간이다. 이곳에 대한민국을 포함한 6·25전쟁 참전 23개국을 상징하는 조형물 '감사의 빛 23'과 체험 공간 '프리덤홀'로 구성된 '감사의 정원'이 완성되었다.

'감사의 정원'에 대해 제일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그것은 광장을 조성할 때 폐쇄된 세종문화회관 지하 출입 경사 차로를 찾아내어 이를 추모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최소의 상징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아무튼 계획은 광장을 채우거나 무언가를 연상하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감사의 빛 23'의 기둥 열은 그 뒤편에 새롭게 조성될 도심 숲 세종로공원을 광장과는 다른 성격으로 정의하는 스크린이자 문이다. 이 기둥은 바닥의 긴 돌보와 이어져 있다. 그런데 다소 길어 보이는 이 돌보는 폭이 약 6.8m인 지하 구조물의 유리 지붕을 매달기 위한 구조체였다. 광장과 공원 사이에 빛의 바닥을 만들어 전이 공간이 되고자 했다.

이 기둥 열은 남북 방향으로 이어지는 광장의 여러 장소를 최종적으로 정리해 주었다. 특히 세종대왕상을 깎아내리기는커녕 오히려 다소 산만했던 주변 영역을 다시 정의했고, 세종문화회관의 정면과 측면도 공간적으로 확장되었다. 이처럼 '감사의 정원'은 상징 공간의 훌륭한 조정자다.

'감사의 정원'은 광장의 정체성, 공공성, 역사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있다. 한나 아렌트는 이렇게 말했다. 기념비 등은 공공공간에 오래 남아 존재함으로써 세대를 넘어 기억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고. 따라서 대한민국 60년의 빛나는 역사와 보훈은 국가상징공간이자 일상의 공공공간인 광화문광장에서 세대를 넘어 기억되어야 마땅하다. 헌신이라는 보편의 가치는 광화문광장의 의미를 심화한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는 중학교 3학년인 15살의 학도병 이우근의 피 묻은 편지가 가슴 아프게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감사의 정원'에서 학도병 이우근과 같은 17만 7천 명의 고귀한 희생을 매일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도 왜 하필 광화문광장이냐고 더 이상 무엇을 물을 수 있겠는가?

일반적으로 기념비란 연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차를 보고 여행을, 여행은 일탈을 떠올리듯이 하나의 연상은 또 '다른 연상'을 계속 불러일으킨다. '감사의 빛 23'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비판도 결국 하나의 연상이 또 다른 연상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도한 연상은 공간과 장소의 본질을 왜곡하게 만든다.

밤이 되면 '감사의 빛 23'은 빛을 높이 쏘아 올리며 하나로 결합한다. 그리고 그 아래 긴 돌보는 수많은 시민이 자유로이 앉는 벤치로 변해 버린다. 희생이 감사로, 감사가 자유로 바뀌는 이 일상 풍경에서 이러저러한 불필요한 연상은 사라지고 만다. 이것이 '감사의 정원'의 진가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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