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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산업부에 에너지 분야의 전문 기업인을, 기후부엔 탈원전 기조의 정치인 출신을 장관으로 앉혔다. 새로운 시도인 만큼 싸우면서 시너지를 내보라는 게 임명 의도였지만 산업 개발과 환경 보전이 협치를 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나보다. 지난 체코 원전 계약을 앞두고 팀코리아에서 글로벌 수주를 위해 뛰었던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전 사장과 국정감사에서 불공정 계약 논란을 예언했던 전 국회의원의 만남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취임 전후 원전 수주에 성공했고 계약 문제도 불거져서 둘 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나온 대통령의 '장관 좌우뇌 충돌' 발언을 봐도 문제를 짐작할 수 있다. 반도체, 데이터센터와 같은 첨단산업에 꼭 필요한 전통 전력원 사용을 놓고 부처 간 불협화음이 계속되자 나온 표현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전례 없는 속도를 내는 기후부 장관이 산업부와 과기부는 물론 업계의 의견까지 잘 듣고 있느냐는 물음표가 붙었던 모양이다. 결국 서남권 산단에까지 전력과 용수 문제를 놓고 지적이 계속되자 액화천연가스(LNG)까지 필요한 전력원을 다양화하겠다는 장관의 대답이 나왔다.
기후부의 정체성 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환경과 에너지 정책이 따로 놀다가 재생에너지 정책 발표에서는 두 조직이 총력으로 뭉치곤 한다. 전통 전력원에 대한 수급 계획이나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대응 전략이 필요할 땐 전신인 환경부 모습으로 돌아가 말을 최소화하다 보니, 재생 부문 외의 에너지 정책은 사각지대에 갇혀 베일에 싸여 있기 일쑤다.
취임 직후 청와대 생중계 브리핑까지 했던 RE100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이제야 뒤져보는 산업부 역시 마찬가지다. 국회의원들이 특별법 통과를 안 해 준다며 부처 간 태스크포스(TF) 회의는 손을 놓았고, 1년이 지나서야 전담 부서를 만들어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방법을 찾고 있다. 물론 산단의 RE100을 위해 협업이 필수인 기후부와의 단일 소통 창구도 없었다. 호남권을 향하는 대통령의 헬기가 뜨자 서남권 산단 조성 계획이 일사천리 진행되는 걸 보면, 다된 전력수급기본계획부터 수정해야 하는 기후부만 날벼락을 맞은 건 아닌가 싶다.
이재명 정부 시험대 위에 섰던 에너지 정책의 1년을 평가할 만한 결실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면 답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간 기후부가 기후환경과 더불어 에너지 부문에서도 전문 부처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해왔는지가 의문이다. 통상에 주력 중인 산업부도 국정과제인 에너지믹스를 위해 정책 간 융합에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장관 취임 1주년 성과 발표로 자찬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어떤 점이 부족했고 어떻게 바꿀 것인지가 필요하다.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언제든 잘못을 인정하고 빠르게 수정하는 정부가 결국은 승자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