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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첫 제동 걸린 김범석 ‘총수 지정’…쿠팡 리스크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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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6. 07. 1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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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회복 어려운 손해 우려" 집행정지 인용
동일인 제도 해석·외국계 기업 적용 기준도 시험대
쿠팡 구의 신사옥 3
쿠팡 구의 신사옥./쿠팡
법원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에 대한 동일인(총수) 지정에 처음으로 제동을 걸었다.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면서 쿠팡은 당분간 동일인 지정에 따른 공시와 자료 제출 의무를 면하게 됐다. 다만 이번 결정은 본안 판단이 아닌 만큼 향후 소송에서는 외국계 기업집단 동일인 지정 기준과 공정위의 재량권 행사 범위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이날 쿠팡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신청인에게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며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과 자료 제출 요구 처분의 효력을 본안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 정지하도록 결정했다.

집행정지는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본안 소송과 별개의 절차다. 법원이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처음 인용하면서 공정위 처분의 적정성을 둘러싼 법적 판단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5월 쿠팡의 동일인을 기존 법인인 쿠팡Inc에서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 지정했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본인과 친족의 국내외 계열사 지분 현황과 거래 관계 등을 공정위에 제출·공시해야 한다.

쿠팡은 동일인 지정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체계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고,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한 법적 분쟁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동일인이 법인에서 자연인으로 변경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반면 공정위는 김범석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물류·배송 정책 등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했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는 예외 요건이 더 이상 충족되지 않는 만큼 자연인 지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결정으로 외국계 기업집단에 대한 동일인 지정 기준도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지난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외국인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친족의 경영 참여 정도와 사익편취 가능성 등 예외 규정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둘러싼 해석은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

법조계에서는 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김유석 부사장의 실질적인 경영 참여 여부와 공정위가 동일인 변경 과정에서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했는지를 꼽는다. 형식적인 직함보다 실제 경영 영향력과 공정위 판단의 합리성이 재판부의 주요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쿠팡만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외국계 대기업집단에 대한 동일인 지정 기준과 공정위 제도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본안 판결 결과에 따라 외국계 기업집단 동일인 지정 기준과 공정위의 제도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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